<세월호참사> “기다림 일상화되는 시간이 무서워요”

<세월호참사> “기다림 일상화되는 시간이 무서워요”

입력 2014-04-27 00:00
수정 2014-04-27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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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탁이에요. 빨리 아이를 찾아주세요”

세월호 침몰 실종자 가족들이 머물고 있는 진도군 실내체육관.

세월호 사고 발생 2주가 다 되는 동안 이 곳에는 시신을 찾은 뒤 울부짖고 떠나간 가족들의 자취와 가족이 살아 돌아오길 바라며 한없는 기다림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남아 있다.

체육관 여기저기에 듬성듬성 보이는 빈자리.

기다림에 지치고 울다 지친 사람들.

아침이 되면 자연스레 눈을 뜨고 길게 이어진 화장실 줄은 또다시 기나긴 힘든 하루가 시작됐음을 의미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자원봉사자들이 제공하는 식사를 하고 딱딱한 바닥에 새우잠을 자며 생존자 소식이 나오기만을 기다린다.

도움을 주는 사람들로 넘쳐나지만 너무나도 큰 슬픔에 정작 고마움을 표현하기가 쉽지 않다.

진척 없는 구조작업에 애간장이 타들어가고 비를 뿌리는 하늘을 원망할 뿐이다.

실종자 가족 A씨는 “이러한 생활을 한 지 열흘이 넘었다. 너무나 힘들고 지친다. 그런데 더욱 견딜 수 없는 것은 내 자신이 이곳 생활에 적응해 가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기다림이 일상화되는 시간이 무섭다. 빨리 아이를 찾아달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국립공주병원 김태성 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는 “현재로서는 힘들어하는 가족들을 상담하고 항불안제 등 안정을 취할 수 있는 약을 주며 도움을 줄 뿐 즉시 치료나 다른 조치를 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해 사설 해병대 캠프 사고 당시에도 유가족을 상담했던 그는 “(무작정 기다릴 수밖에 없는) 이러한 상황이 며칠이나 이어질지 모르겠지만 기간이 오래 갈수록 가족들이 힘들게 된다”며 “하루라도 빨리 사고가 수습돼 실종자 가족들을 원래의 일상생활로 돌아가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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