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몸으로 화염 속 일가족 구한 ‘민중의 지팡이’>

<맨몸으로 화염 속 일가족 구한 ‘민중의 지팡이’>

입력 2014-03-08 00:00
수정 2014-03-08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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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경찰서 김신 경사…일가족 3명 업어서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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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염 속 일가족 구한 김신 경사
화염 속 일가족 구한 김신 경사 화염 속 일가족 구한 김신 경사 (정읍=연합뉴스) 맨몸으로 화재 현장에 뛰어들어 일가족 3명을 구한 경찰이 있어 화제다. 전북경찰청 정읍경찰서 상동지구대 김신 경사는 지난달 26일 정읍의 한 주택 화재 현장에서 일가족 3명을 업어서 구조했다. 2014.3.8 <<전북지방경찰청>> chinakim@yna.co.kr/2014-03-08 07:29:41/ <저작권자 ⓒ 1980-2014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소란스러운 화재 현장에서 신기하게도 ‘살려달라’는 아주 작은 목소리가 제 귀에 들렸습니다.”

맨몸으로 화재 현장에 뛰어들어 일가족 3명을 구한 전북경찰청 정읍경찰서 상동지구대 김신 경사는 다급했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지난달 26일 오전 1시20분께 전북 정읍의 한 주택에 불이 났다.

당시 현장에는 집주인 이우창(66)씨와 아내, 큰아들 내외, 작은아들, 손주 2명 등 7명이 구조를 기다리고 있었다.

불은 집 현관 쪽으로 번졌고 가족들은 출입구가 막혀 고립된 상태였다. 또 좁은 주택가여서 소방차량과 구급차량의 진입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화재 소식을 접한 김 경사는 즉시 현장으로 달려갔고, 소방당국은 주택 입구 쪽에서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었다.

그 순간 김 경사의 귀에 사람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려 왔다. 이들은 목소리가 들리는 집 뒤편으로 향했고 작은 창문 사이로 “살려달라”는 구조요청을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

그곳에는 이씨의 며느리와 손주 2명이 내복차림으로 화마를 피해 몸을 숨기고 있었다.

김 경사는 이씨의 뒷집에 사는 박정(30)씨에게 사다리를 빌려 담을 넘어 불길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는 두려움에 떠는 가족들을 진정시키고, 이씨의 손녀 지현(11) 양 등 3명을 창문을 통해 차례로 구조해 50m가량 떨어진 구급차까지 업어 날랐다.

이어 화재를 진압하고 있던 소방관들에게 집 안에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알렸고 나머지 가족 4명도 무사히 구조됐다.

목격자 박씨는 “경찰이 집으로 뛰어들어와 사다리를 빌려 달라더니 화재가 난 집 담을 넘어가 어른 1명과 어린이 2명을 차례로 업고 나왔다”면서 “연기와 불길이 치솟는 상황에서도 용감하게 뛰어들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 경사는 “화염 속에서 구조를 요청하는 피해자들을 보는 순간 술자리가 잦다고 투덜대는 아내와 8살배기 딸, 이제 한참 재롱을 떠는 막내아들의 얼굴이 머릿속을 스쳤다”면서 “하지만 위험에 처한 시민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는 생각에 저도 모르게 불길로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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