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9일 현장 근로자 등 4명의 목숨을 앗아간 부산 남·북항대교 영도 연결도로의 상부 콘크리트 구조물 붕괴사고가 결국 인재로 드러났다.

15일 부산영도경찰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식 결과를 토대로 그동안의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의 발표 요지는 까치발(임시지지대) 설치 불량이 콘크리트 타설 때 구조 불안정 상태를 유발했고 그로 인해 붕괴사고가 발생했다는 것.

경찰은 이에 대한 근거로 붕괴사고 직전에 붕괴사고 지점 까치발의 뒤틀림 현상이 발견된 사실을 들었다.

수사과정에서 사고 이틀 전인 지난달 12월 17일 철근 설치작업 후 일반구간(폭 18.7ｍ)에서 확폭구간(비상주차공간·22.1ｍ)으로 벌어지는 지점(붕괴지점)의 4군데 까치발이 20㎝가량 바깥쪽으로 틀어진 것을 목공반장이 발견한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국과수 감식은 까치발 뒤틀림에 초점이 둬 졌으며 그 결과 일반구간 까치발 각도보다 확폭구간 까치발 각도가 5㎝ 정도 낮아야 하는데 정확한 각도대로 설치되지 않았고 이로 인한 편중된 하중이 까치발 삼각대 부분의 뒤틀림 현상을 발생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의 이날 수사 발표의 핵심은 까치발 뒤틀림 현상이 발견된 그 다음의 공사 현장조치에 대한 수사결과였다.

경찰은 공사 현장 관계자들이 까치발 뒤틀림 현상을 발견한 뒤 체인 등을 이용해 잡아당기는 방법으로 수정작업을 한 뒤 각목과 강관 등을 이용해 지지 보강작업을 한 사실을 밝혀냈다.

각목과 강관 등을 이용한 부실한 지지 보강작업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까치발이 20㎝ 이상 뒤틀린 것은 재시공을 해야 하는 중대한 부실 또는 하자인데도 간단한 수정과 보강작업만 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까치발 제조업체로부터 “까치발이 20㎝ 정도 틀어져 있으면 보강작업이 아닌 해체 후 재설치해야 한다”는 진술을 확보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누가 재시공이 아닌 수정·보강작업을 지시했는지 향후 수사과정에서 밝혀지겠지만 사고의 시발점인 까치발 뒤틀림 현상이 있었고 이같은 중대 하자를 가볍게 여긴 공사 현장 관계자의 안이함이 붕괴사고를 촉발했다는 게 경찰의 최종 결론이었다.

당초 사고 직후 대학교수 등 토목 전문가들이 제기한 콘크리트 펌프카 붐 등 외부충격이 까치발 등 지지대에 가해졌을 가능성에 대해 경찰은 “외부충격 가능성은 배제했다”고 밝혔다.

펌프카 붐과 지지대 간 거리가 4.3ｍ 정도여서 강풍에 의해 붐이 흔들렸다 하더라도 서로 부딪혔을 가능성은 없고 감식결과 충격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