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자대면서 대화 물꼬 텄지만… 입장차 커 타결까진 ‘산 넘어 산’

3자대면서 대화 물꼬 텄지만… 입장차 커 타결까진 ‘산 넘어 산’

입력 2013-12-27 00:00
업데이트 2013-12-27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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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교섭 재개 안팎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의 파업 18일째인 26일 오후 코레일과 철도노조가 실무교섭에 들어가면서 대화의 물꼬가 트였다. 하지만 노사 간 입장 차가 워낙 큰 탓에 성과 없이 끝나 파업 사태 해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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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은 표정으로 악수
굳은 표정으로 악수 최연혜(오른쪽) 코레일 사장과 박태만 철도노조 수석부위원장이 철도 파업 18일 만인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만나 굳은 표정으로 악수를 하고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이날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이 오후 6시에 민주노총 사무실에 다시 들어왔다”고 밝혔다. 잠적 5일 만에 다시 나타난 김 위원장은 27일 오전 9시 30분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경찰은 민주노총 건물 주변의 경비를 강화하는 한편 김 위원장 등 노조 지도부에 대한 신병 확보 방안을 강구 중이다. 이성한 경찰청장은 이날 전국 경찰 지휘관 회의를 열어 “철도노조 지도부를 조기에 검거하도록 역량을 집중하라”고 지시했다.

앞서 박태만 철도노조 수석부위원장을 포함한 노조원 4명이 은신해 있는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서는 이날 아침부터 ‘대화의 장’을 마련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했다. 이날 만남에서는 박 수석부위원장을 포함한 철도노조 측 4명과 최연혜 사장을 포함한 코레일 측 5명이 40분간 대화를 나눴다. 도법 스님은 먼저 사무실에서 나와 기자회견을 열고 “철도문제 해결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화해와 중재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도법 스님의 기자회견이 끝난 이후인 오후 2시 40분쯤 최 사장이 “철도노조와 실무 교섭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곧이어 박 부위원장이 “노사 간 상호 진정성 있는 만남을 가졌다”고 말하면서 대화가 재개됐다. 하지만 오후 4시부터 코레일 서울사무소에서 시작된 실무 교섭은 정회와 재개를 거듭하면서 8시간 넘게 진행됐음에도 끝내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노사는 수서발 KTX 법인 설립 문제를 놓고 거듭 이견을 드러냈다. 수서발 KTX 주식회사 면허 발급 중단을 강력하게 요구한 노조 측 제안을 코레일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이후 코레일은 면허를 발급해서 수서발 KTX 법인을 만든 뒤 사회적 합의기구를 만들어 철도 공공성 확보 방안을 논의하자고 요구했지만 면허 발급 중단이 우선이라는 노조의 입장은 변함이 없었다. 결국 파업 후 두 번째 공식 실무교섭이 열렸음에도 양측의 치킨게임 양상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이처럼 노사 갈등이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정부와 노동계의 갈등 수위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구속영장이 기각된 김정훈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과 민주노총 지도부는 서울 중구 민주노총 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로부터 무차별적인 불법 침탈을 당한 피해자를 가해자로 둔갑시키려 하는 경찰청장은 해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철도노조 파업 이후 노동계와 접촉하지 않았던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예정에 없이 민주노총과의 연대를 선언한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을 찾아 문진국 한국노총 위원장과 10분간 대화했다. 문 위원장은 민주노총 강제 진입에 대한 정부의 사과를 방 장관에게 요구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2013-12-27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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