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판서 처음 입 연 이석기 “단언컨대 내란 음모한 적 없다…주홍글씨 벗겨달라”

공판서 처음 입 연 이석기 “단언컨대 내란 음모한 적 없다…주홍글씨 벗겨달라”

입력 2013-11-13 00:00
업데이트 2013-1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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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송차 탑승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호송차 탑승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33년 만의 내란음모 사건 첫 공판이 끝난 12일 오후 경기 수원지방법원에서 재판을 마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호송차에 오르고 있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33년 만의 내란음모 사건 공판에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이 의원은 지난 9월 5일 구속된 뒤부터 내란음모 사건 수사과정 내내 묵비권으로 일관했다. 재판에서 진실을 밝히겠다는 취지였다.

첫 공판이 열린 12일 오후 경기 수원지방법원 형사12부(부장 김정운) 심리로 열린 공판에 출석한 이 의원은 “단언컨대 내란을 음모한 적 없다”고 강조했다.

10여분간 이어진 피고인 진술에서 이 의원은 “저와 진보당에 새겨진 주홍글씨가 벗겨지길 희망한다”면서 “선입견에서 벗어나 진실을 증명하고 이성을 추구하는 것으로 (주홍글씨를 벗는 것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또 “1980년대 대학 입학 후 운동권으로 살았고 국회에 들어올 때도 운동권으로 살겠다고 다짐했다”면서 “애초부터 소련이나 북한을 보고 운동을 시작한 게 아니고 내가 서 있는 이 땅에서 진보운동은 충실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자신의 공소사실에 대한 의견도 이어갔다.

이 의원은 “사건 출발이자 종착점인 지난 5월 12일 강연은 진보당 경기도당의 요청받아 한 것”이라면서 “북이 남침했을 때 폭동을 일으키려 한 것이 공소요지인데, 북의 남침이 아닌 미국의 북침을 우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가정보원 수사는 전제부터가 틀렸다.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는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 이 경우 우리 사회가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해 강연했다”면서 “위기는 전환시기의 특징으로 새로운 체제에 한반도가 영구적 평화로 가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재판부에 “편견없이 바라봐달라”고 주문한 뒤 “북 공작원을 만난 적도 없고 지령받은 적도 없는데 내가 한 모든 말과 행동이 지령받아 수행한 것처럼 돼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현 정부 이후 역사가 후퇴한다는 우려가 들려온다. 이 사건을 포함해 많은 면에서 근거가 있다”면서 “그러나 역사는 결코 후퇴하지 않는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그렇게 보일지라도 민중이 독재로 돌아가는 것 불가능하다. 역사는 정의의 편이고, 정의는 민중에 의해 실현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 의원이 발언하는 10여분 동안 탈북단체 회원으로 추정되는 방청객 3명이 “이석기 살려두면 나라 망합니다”, “북에서 지령받은 것이다” 등 ‘돌발발언’으로 재판 진행을 방해해 재판부에 감치명령을 받았다.

이밖에 함께 기소된 이상호, 홍순석, 한동근 피고인은 “이번 수사의 본질은 불법 대선개입을 덮기 위한 조작”, “진실을 가리면서 진보당을 해산시키려는 것”, “감청, 미행 등으로 수집된 증거를 과장해 사건을 만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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