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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만명이 당한 인천공항 ‘알몸 검색’…적발건수는 ‘0’

6만명이 당한 인천공항 ‘알몸 검색’…적발건수는 ‘0’

입력 2013-10-17 00:00
업데이트 2013-10-17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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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간…인권침해 우려 현실로

“추석은 해외서”… 인천공항 북적
“추석은 해외서”… 인천공항 북적 해외 여행을 떠나는 여행객들로 붐빈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국내 공항 4곳에서 최근 3년간 6만여명의 승객이 ‘알몸 검색’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권 침해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17일 인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에 대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박기춘 의원과 문병호 의원은 “국내 공항들이 2010년부터 올해 5월까지 승객 5만 8804명의 비행기 탑승권에 몰래 ‘SSSS’라는 암호를 표시해 일명 알몸 검색기라 불리는 정밀 검사 기기로 무차별 전신 검색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정밀 검사기는 보안요원이 테러, 범죄, 밀수 등을 예방하기 위해 검색대를 통과한 승객 가운데 국내외 보안기관이 사전에 통보한 승객에게 엑스레이를 투영해 옷 속의 몸을 검색하는 기기다. 2010년 8월 인천공항 출국장 2곳과 환승장 1곳, 김포·제주·김해공항 출국장에 설치돼 운영되고 있다.

 공항별 알몸 검색을 받은 승객은 인천공항 3만 8104명 김해공항 1만 2870명 제주공항 3968명 김포공항 3862명이다. 이들 중 외국인은 4만 9803명이고 내국인도 9001명에 이른다.

 박 의원은 “미국 교통안전국(TSA)이 위해 물질을 숨길 것으로 의심 가는 승객 명단, 이른바 ‘실렉티’(selectee)를 작성해 이를 국내외 항공사에 보내면 항공사는 이들이 미국을 여행할 때 탑승권에 SSSS라는 암호를 표시하고, 검색 요원은 이 표시를 보고 무차별 알몸 검색을 해 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알몸 검색 대상자 가운데 위해 물질을 지니고 있다가 적발된 경우는 단 한건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TSA는 전신 검색 대상자 선정 기준조차 밝히지 않고 있으며 왕복이 아닌 편도만 예약하거나 항공권을 ‘현금 결제’한 경우, 출발 당일에 티켓을 급히 구입한 경우 등이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심지어 3살 어린이부터 70살 노인까지 티켓에 암호가 찍혔고 알몸 검색을 당한 승객 대부분은 왜 검색을 받는지 이유조차 설명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미국의 정보를 여과 없이 수용하고 사전 설명 없이 전신 검색기를 돌리는 인천공항은 도대체 어느 나라 공항이냐”며 “미국의 요구면 자국민의 인권 따위는 무시해도 된다는 것이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와 인천공항공사는 “전신 검색은 국내외 국가 보안기관으로부터 통보받은 승객에 한해 실시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TSA의 기준이나 판단은 보안상 검증이 안 된다”고 말했다. 또 “전신 검색은 대상자에게 반드시 고지한 뒤 수(手)검색 또는 전신 검색 여부를 선택하도록 알린 뒤 실시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류찬희 기자 chan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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