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꼭 숨은 ‘훈민정음 상주본’…소유권 다툼 치열

꼭꼭 숨은 ‘훈민정음 상주본’…소유권 다툼 치열

입력 2013-10-08 00:00
업데이트 2013-10-08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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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상주에서 발견됐다 사라진 ‘훈민정음 상주본’을 두고 단체와 종교계가 유치 또는 소유권을 선점하려 하고 있다.

지난 4월 경북 상주에서 지역 문화예술·유림 단체 관계자들은 ‘훈민정음해례 상주본 상주유치 준비위원회’를 만들었다.

’상주본 찾기’가 아니라 ‘상주 유치’란 점에서 상주본을 찾은 뒤 어디에 둘 것인지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상주시도 국보급 유물을 상주박물관에 소장할 수 있도록 이 단체를 돕겠다고 할 뿐 책을 찾기 위한 노력은 전무하다.

여기에 불교 조계종도 가세했다.

조계종은 훈민정음 상주본이 애초 안동 광흥사에서 도난당한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이와 관련 광흥사는 오는 9일 한글날을 기념해 ‘훈민정음 해례본 영인본 복장 봉안 법회’를 열 계획이다.

행방이 묘연한 훈민정음 해례 상주본이 온전한 모습으로 제자리를 찾도록 기원한다는 취지로 법회를 마련했다.

그러나 상주본이 원래 안치된 것으로 추정되는 시왕(十王)상 안에 간송본을 기초로 제작한 영인본을 봉안하는 점안 법회를 진행하는 등 사실상 상주본의 광흥사 소유를 세상에 알리는 의도를 갖고 있다.

훈민정음 상주본의 실체가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이해 당사자들이 각자 소유권을 주장하는데 애를 쓰고 있는 셈이다.

대구에 사는 회사원 장모(45)씨는 “한글날이 공휴일로 재지정돼 새삼 한글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어서 훈민정음 상주본의 행방이 더욱 궁금하다”면서 “그러나 책을 찾으려는 노력보다 소유권 주장에 급급한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적잖이 씁쓸하다”고 말했다.

지난 2008년 경북 상주에서 발견된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은 소유권 및 절도 소송에 휘말린 가운데 배모(50·상주시)씨만이 책의 행방을 알고 있다.

배씨가 자기 집을 고치다가 발견했다며 이 책의 존재를 세상에 알리자마자 상주시내에서 골동품업을 하는 조모씨가 훈민정음 상주본을 도난당했다며 물품인도 청구소송을 내 이겼다.

그러나 배씨는 법원 판결 이후 2년이 넘도록 상주본을 세상에 내놓지 않고 있다.

민사소송과 별도로 진행된 형사소송에서는 배씨가 1심 판결에서 절도혐의가 인정돼 징역 10년을 선고받았으나 작년 9월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풀려났으며, 검찰이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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