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파 두드러지고 파형 단순…공중음파 유무도 차이
12일 오전 북한의 핵실험으로 발생한 인공지진은 지진파의 특성이 자연지진과 확연히 다르다.기상청과 지질자원연구원 등이 지진파를 감지하자마자 자연적 요인이 아닌 발파 등 인공적 요인에 의한 지진이라고 판단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지진파의 차이 때문이다.
지진이 발생하면 P파와 S파 등 크게 두 가지 파동이 생긴다. P파는 매질을 수평으로, S파는 위아래로 흔들며 이동한다.
P파의 전달 속도는 초당 7∼8㎞ 정도로 초당 4∼5㎞인 S파에 비해 지진계에 먼저 잡힌다.
이날 핵실험으로 발생한 인공지진의 P파가 남한의 지진관측소 가운데 가장 처음 속초에 기록될 때까지는 48초가 걸렸다. 이후 2∼3분 만에 제주도를 포함한 전국 대부분 관측소에서 잡혔다.
인공지진의 경우 P파의 진폭이 S파에 비해 매우 크지만 자연지진은 대부분 S파의 진폭이 더 크거나 비슷하다.
자연지진은 에너지 방출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기 때문에 파형 역시 매우 복잡한 형태로 나타난다. 반면 인공지진은 초기 P파만 두드러질 뿐 S파를 포함한 이후 파형이 단순하다.
이날 감지된 인공지진의 파형 역시 전형적인 인공지진이었다.
자연지진과 인공지진의 이런 차이는 에너지가 발생하는 원인과 전달 방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급격한 지각변동으로 생기는 자연지진은 압축력(미는 힘)과 팽창력(당기는 힘)이 모두 작용한다. 반면 폭발이나 핵실험 등으로 지반이 진동하는 현상인 인공지진은 압축력만 작용한다.
진원의 깊이도 크게 다르다. 자연지진은 진원의 깊이가 보통 10∼15㎞ 정도지만 인공지진은 거의 지표면 근처에서 발생한다.
인공지진은 폭발에 따른 압력 변화로 공중음파가 발생하지만 자연지진은 대부분 음파가 나오지 않는다.
이날 핵실험에 의한 공중음파는 발생 19분만 인 낮 12시16분30초 강원도 고성의 관측소에 처음 도착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