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 복원 아닌 ‘복구’…국보 가치 그대로 살렸죠”

“숭례문 복원 아닌 ‘복구’…국보 가치 그대로 살렸죠”

입력 2013-02-10 00:00
업데이트 2013-02-10 08:0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복구자문단 박언곤 기술위원장…참사 5년만인 4월 복구완료

“숭례문은 ‘복원이 아닌 복구’ 작업을 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보로서의 가치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국보1호 숭례문 화재 참사 5년을 맞은 10일 문화재청 숭례문복구자문단 기술분과 위원장 박언곤(70) 홍익대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동양 전통 건축을 전공하고 약 10년 전부터 문화재청 문화재위원으로 활동하는 박 교수는 2009년부터 숭례문복구자문단 기술분과 위원장직을 맡았다.

원로 학자와 문화재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자문단은 2009년부터 최근까지 수십 차례에 걸쳐 숭례문 복구 작업에 대해 다양한 자문을 했다.

245억원의 예산을 들인 숭례문 복구 작업은 현재 95% 가까이 공정이 진행됐으며, 오는 4월 참사 이전의 웅장한 모습을 선보인다.

박 교수는 “국민 다수가 화재 당시 숭례문이 모두 타버린 것으로 아는 건 잘못됐다”며 “전체적으로 볼 때 소실된 것은 일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화재 당시 숭례문의 성벽과 성문은 그대로 남았고 성문 위의 이층 누각 중 1층 일부와 2층 및 지붕의 90% 정도가 탔다.

복구 작업에서도 불에 그슬린 통나무를 기와 밑 깔개로 쓰는 등 이전 숭례문의 많은 부분을 재활용했다. 재활용할 수 없는 것들도 연구나 전시용으로 보존했다.

박 교수는 “숭례문이 국보로서 지니는 가치는 그대로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다시 만들다시피하는 ‘복원’ 대신 이전의 상태로 회복하는 ‘복구’라고 표현하는 이유다.

불타기 전 숭례문이 만들어진 1963년 당시의 현장사진, 도면, 보고서 등 자료들이 풍부하게 남아있는 것도 복구 작업을 수월하게 했다.

그는 다만 “전통 방식을 고수하면서 어려움을 겪은 측면이 있다”고 했다.

망치나 끌과 같은 도구부터 작업장에 설치한 대장간에서 옛 방식으로 만들었다.

그러다 보니 전기톱으로 금세 자를 돌을 두 사람이 온종일 붙잡고 있어야 했다. 석공과 목수들은 한복까지 갖춰 입고 작업을 했다.

박 교수는 “현장에서 옛날 방식으로 하는지 안 하는지 CCTV를 설치해 지켜보기까지 했다”며 껄껄 웃었다.

하지만 사후 관리 측면에서 보면 모든 게 첨단이다. 곳곳에 CCTV와 스프링클러 등 방재시설을 설치했다. 관리인이 상주하는 관리실도 만들었다. 화마에 소중한 문화재가 손상되는 비극을 다시는 겪지 않기 위해서다.

”문화재는 우리의 현재를 만들어준 정신입니다. 우리 스스로 지키면서 자랑스럽게 느껴야 하는 이유입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