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백화점 60대 숍매니저 4명 근무 화제

대구백화점 60대 숍매니저 4명 근무 화제

입력 2013-02-05 00:00
업데이트 2013-02-05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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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브랜드 판매책임자’장수’ 직종으로 바뀌어

“10년 전만 해도 60대 숍매니저라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었어요.”

대구백화점 프라자점 3층 여성패션브랜드 ‘가이거’의 숍매니저 김경애(59)씨는 사회에 첫발을 내디디며 시작한 일을 환갑을 앞둔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그는 20대에 ‘막내’로 시작해 여러 브랜드를 거치다가 30대 중반에 한 브랜드의 숍매니저가 됐다.

숍매니저는 백화점에 입점한 의류브랜드의 판매책임자를 일컫는 말이다.

업계에서는 점포의 매출이 숍매니저에 의해 좌우된다고 할 만큼 백화점 영업의 핵심이기도 하다.

2010년대로 접어들면서 백화점 매장에서는 디자이너 브랜드, 수입 브랜드 등을 중심으로 김씨와 같은 ‘초고참’ 숍매니저가 고객을 반기는 모습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대구백화점 프라자점 3층에는 67세의 ‘최고령자’를 포함, 60세 내외의 숍매니저가 4명이나 된다.

디자이너 브랜드 매장들로 구성된 이곳에는 50세 이하의 숍매니저는 아예 찾아보기도 어렵다.

아무리 유능한 숍매니저라 하더라도 40세에 퇴직을 준비하고 50세 이전에 떠나는 것이 상식이었던 10년 전에는 상상할 수 없던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백화점 여성팀 성윤철 과장은 ‘상전벽해(桑田碧海)’라고 표현하며 앞으로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성 과장은 “디자이너·수입 브랜드는 주 고객층이 40대 이상인데 숍매니저는 고객과 함께 늙어가는 친구 같은 존재”라면서 “이들에 대한 백화점과 브랜드의 인식이 바뀌는 중”이라고 말했다.

예전에는 ‘나이가 차면 움직임이 둔하다’며 은퇴를 강요했지만, 지금은 고객의 눈높이에 맞출 수 있는 경륜을 강점으로 인정하는 분위기라고 그는 설명했다.

숍매니저 김경애씨는 “고객의 취향은 나이가 들어도 같은 브랜드를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다”면서 “앞으로도 이 일을 계속 할 수 있는 가장 큰 힘은 고객과의 신뢰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의 한 백화점에 연수 갔을 때 백발의 70대 매니저가 고객에게 옷을 입혀주는 것을 보며 아버지와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매우 인상적이었다”며 “가능하다면 70세까지는 일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젊은 숍매니저가 필요한 영캐주얼과는 달리 고정 고객을 유지해야 하는 이들 브랜드가 숍매니저 교체에 따르는 리스크를 감수하기 어렵운 점도 이 같은 추세를 부채질한다.

출산율 저하로 소비를 이끌 세대가 나타나지 않아 신규 고객 창출이 어려운 상황에서 쇼핑에 더욱 적극적인 기존 고객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능력을 불문하고 단명을 숙명으로 받아들여야만 했던 숍매니저라는 직종은 자기관리만 잘하면 오히려 장수하는 직종으로 바뀌었다.

’최연옥’ 브랜드의 숍매니저 김숙희(61)씨는 “50대 초반에는 주위에서 아직도 일을 하느냐는 말을 듣고 부끄러워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친구들이 활발하게 사는 것을 부러워한다”고 말했다.

’미스지컬렉션’의 구연재(60)씨도 “처음 시작할 때는 이렇게 오래 할 줄 몰랐다”면서 “고객과 일상 얘기를 나누는 친구처럼 옷을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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