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여직원, 일반인까지 끌어들여 ‘인터넷 활동’

국정원 여직원, 일반인까지 끌어들여 ‘인터넷 활동’

입력 2013-02-04 00:00
업데이트 2013-02-04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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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 명의 빌리고 자신 아이디 5개 건네’국정원 알바 고용’ 논란글 올린 사이트 1개 추가 확인…활동한 사이트 3개로 늘어

대선 개입의혹을 받는 국가정보원 여직원 김모(29)씨가 실명인증이 필요한 인터넷 사이트 2곳에서 일반시민인 지인 A씨의 이름으로 아이디를 만들어 활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A씨도 김씨가 집중적으로 활동한 웹사이트 ‘오늘의 유머’에서 김씨의 아이디 5개를 돌려가며 김씨와 마찬가지로 정부·여당에 옹호적인 글을 올리는 활동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국정원이 일반인까지 고용해 인터넷 여론조작 활동을 한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4일 서울 수서경찰서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대선을 앞두고 중고차 매매 사이트인 ‘보배드림’에서 본인과 A씨 이름으로 만든 2개 아이디로 정치·사회 이슈와 관련한 글을 작성했다.

김씨는 또 쇼핑정보 공유 사이트인 ‘뽐뿌’에서도 본인과 A씨 명의의 2개 아이디로 37∼38회에 걸쳐 게시글을 작성한 것이 새롭게 드러났다. 실제로 김씨는 지난해 11월 5일 ‘뽐뿌’에 한총련과 관련해 정부에 옹호적인 글을 올렸다가 바로 다음 날 비슷한 내용의 글을 ‘오늘의 유머’에도 작성해 올리기도 했다.

’오늘의 유머’와 달리 ‘보배드림’과 ‘뽐뿌’는 실명인증이 있어야만 가입할 수 있어 A씨 이름을 빌려 활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뽐뿌’에 올린 글은 ‘오늘의 유머’나 ‘보배드림’처럼 정치색이 짙지는 않았다”며 “현재까지 김씨의 글이 발견된 건 기존의 2곳에 이곳까지 포함해 총 3곳”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진보성향 사이트인 ‘오늘의 유머’에서 김씨로부터 받은 5개의 아이디로 정치·사회 이슈와 관련해 정부에 옹호적인 글을 쓰거나 대선 관련 글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유리하도록 ‘추천·반대’ 표시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 사이트에서 A씨가 사용한 아이디를 추적한 결과 수십 개에 달하는 다른 아이디들이 연관 검색돼 이와 관련한 수사도 하고 있다.

경찰은 A씨에게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받으라고 통보했으나 A씨가 출석을 거부해 강제소환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일반인인 A씨에게는 국정원법이나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기 어려워 강제수사가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A씨는 특별한 직업이 없는 남성으로 김씨와 평소 알고 지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김씨가 A씨와 서로 명의와 아이디를 주고받으며 인터넷 여론조작은 물론 선거 개입의혹을 불러 일으키는 활동을 한 데 대해 국정원은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국정원은 그동안 김씨가 인터넷상에서 고유 업무인 대북심리전을 정상적으로 벌이는 과정에서 해당 글을 올렸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국정원 직원은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들과 함께 방첩활동을 한다”며 “명의를 훔친 것도 아니고 간첩 잡는 데 뜻이 있는 지인과 협조한 게 무슨 문제냐”고 반박했다.

경찰 관계자는 “IP 추적 결과 현재로선 김씨와 A씨가 같은 장소에서 함께 활동했을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중요 참고인인 A씨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수사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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