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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산 사고, “설마 내가 사는 곳에서도…”

불산 사고, “설마 내가 사는 곳에서도…”

입력 2013-01-30 00:00
업데이트 2013-01-30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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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ㆍ울산ㆍ인천 등 석유화학업체들 주택가 인접 도로 하나 사이에 두고 학교ㆍ어린이집 ‘공존’

청주LG화학공장, 구미 국가산업단지, 삼성전자 반도체 화성공장….

불산 등 화학물질 누출사고가 잇따르면서 ‘혹시 내가 사는 곳에서도 대규모 안전사고가 터지지는 않을까’하는 불안과 걱정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불산과 같은 화공약품을 다루는 공장들이 주택가 근처에 자리 잡고 있어 이런 염려가 전혀 근거 없는 것은 아니다.

마치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을 껴안고 사는 꼴이다.

경북 구미국가산업단지가 대표적이다.

이곳엔 모두 1천662개의 업체가 입주해 있다.

이 중에서 화학사고 우려가 있는 석유화학업체는 모두 172곳. 전체의 10.3%를 차지한다.

이들 석유화학업체는 대부분 주택가와 인접해 있다.

일부는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학교, 어린이집이 있는 주거지와 마주 보고 있기도 하다.

대부분 반도체나 기계 세척에 사용하는 불산, 요오드화 칼륨 등 독성 화공약품을 취급하고 있다.

국가 최대 산업단지가 가동 중인 울산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울산시 집계에 따르면 불산 취급 사업장은 후성, 솔베이케미칼, 고려아연 등 6곳으로 연간 총 사용량이 1만5천110t이다.

구미 사고에서 누출된 불산 8t의 1천889배가 되는 양이다.

최근 5년간 울산 국가산업단지에서 발생한 화재·폭발사고는 188건. 사망 4명 포함해 42명의 인명피해와 38억9400여만원의 재산피해가 났다. 평균 9.7일에 한 번꼴로 사고가 터진 셈이다.

울산미포국가공단과 온산공단 등 2개 국가공단에 있는 유독물 취급업체는 471곳.

이들 기업에서 2011년 한해 유통한 유독물은 3천445만2천479t이다. 전국 1억243만2천965t의 33.6%에 해당한다.

이들 기업에서는 초산, 황산, 염산, 염소, 암모니아 등 138종의 유독물을 취급하고 있다.

이들 국가공단은 울산 도심과 1∼5㎞ 거리에 떨어져 있어 자칫 대형 사고가 나면 큰 피해가 우려된다.

인천의 형편도 비슷하다.

인천에는 총 465개 화학공장이 있다.

이 가운데 146개가 공업단지 안에 있고 나머지 319개는 공단 외 지역에 있다.

인천 서구의 제조업체 16곳과 사용업체 43곳 등 총 140개 유독물 취급 업체는 주택가 인근이나 도로변에 있다.

이들 업체는 화학물질로 부유물질을 탈취하는 도금업체, 화학제조공장 등이 대부분이다.

전남 여수국가산단에는 224개 화학업체가 입주해 있다.

이들 업체는 유해화학물질(황산, 암모니아, 염산 등), 위험물(휘발유, 경유, 톨루엔, 벤젠), 독성가스(포스겐, 염소) 등을 다루고 있다.

대부분 공장에 크고 작은 저장시설 등이 있어 유독물 누출 사고 가능성이 그대로 있다.

경북대 화학과 정종화 교수는 28일 “불산과 같이 기체로 변할 수 있는 물질은 중화가 어려워 사고 발생 시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며 “애초부터 주거지역과 이격거리를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환경연구소 서울본부 김정수 부소장은 “유사 사고에 대비해 공장과 가까운 주거지는 일정거리 이주하도록 조치하는 게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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