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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주간 2교대 시범운영했더니…

현대차 주간 2교대 시범운영했더니…

입력 2013-01-18 00:00
업데이트 2013-01-18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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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특근 방식, 생산성 유지, 시내버스 운행 여부 등이 남은 과제

현대자동차 노사가 오는 3월부터 회사 설립 이래 처음으로 근무형태를 바꾼다.

밤샘근무를 없애기 위해 46년 만에 기존 주·야간 2교대제를 주간 연속 2교대제로 변경하는 것이다.

현대차는 본격시행에 앞서 지난 7일부터 18일까지 울산공장을 포함해 전 공장에서 2주일 동안 주간 2교대를 시범운영했다.

시범운영 과정을 지켜본 노조는 “다양한 문제점이 나타나 주간 2교대 완전정착까지는 낙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회사는 정확한 분석과 평가를 내놓지 않았으나 주간 2교대 시범운영이 비교적 무난했다고 보고 있다.

현대차 안팎의 평가는 예상보다 큰 문제점이 드러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주간 2교대의 성공 정착을 위해 현대차 노사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는 아직 남아있다.

◇ 주간 2교대 도입해도 주말 특근은 기존 주·야간 2교대식?

먼저 주간 2교대 시범실시 전부터 노사 간에 논란 중인 주말특근 방식이 첫 해결과제로 꼽힌다.

노조는 기존 주·야간 2교대, 회사는 주간 2교대 근무방식으로 주말특근을 하자고 주장하면서 서로 맞서고 있다.

회사는 주말특근을 주간 2교대처럼 오전 7시부터 오후 3시40분까지 근무한 뒤 잔업 형식으로 1∼2시간 더 일하는 방식을 내세우고 있다.

노조가 요구하는 기존 주·야간 2교대의 주말특근 방식은 토요일 오후 5시 출근, 밤을 새우며 일한 뒤 다음날 오전 8시까지 근무하는 것이다.

평일 주간이나 밤에 일하는 것보다 임금을 최대 3배까지 많이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조가 근로자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밤샘근무를 없애는 주간 2교대를 도입하자고 해놓고 주말에는 밤새 일하겠다는 자체가 앞뒤가 맞지 않다고 회사는 지적하고 있다.

주간 2교대 시범운영 기간에는 기존 방식에 따라 주말특근을 했다.

3월 주간 2교대 본격시행 전에 주말특근 방식을 어떻게 정리할지 주목된다.

◇ 생산성 유지 여부는 확인 못 해…실제 시행만 남아

주간 2교대와 기존 주·야간 2교대의 또 다른 큰 차이는 근무시간이다.

주간 2교대는 1조(A조) 8시간, 2조(B조) 9시간 근무하는 방식이다. 이에 비해 기존 주·야간 2교대는 잔업 2시간까지 포함해 주간조 10시간, 야간조 10시간 일하는 근무형태다.

따라서 주간 2교대로 비록 근무시간이 3시간 줄어들지만 생산성을 기존 주·야간 2교대 수준으로 끌어올리기로 노사가 합의했다.

그러나 이번 주간 2교대 시범실시 과정에서는 근무시간만 바꿨다.

근무시간이 3시간 줄어든 대신 생산성을 기존 수준으로 유지하는 방식으로 주간 2교대를 시범실시하지는 않았다는 이야기다.

생산성을 주·야간 2교대 만큼 유지하려면 시간당 생산대수(uph)를 높여야 한다.

조회, 안전교육, 법정 외 휴일(식목일, 제헌절) 등 기존에 일하지 않는 시간을 근무시간으로 조정해야 한다. 당장 일부 생산설비도 새로 갖춰야 한다.

현대차는 속도가 잘 나지 않는 병목공정을 해소하고 작업 편의성을 높이는 등 근로시간 축소에 따른 생산량 만회를 위해 설비투자에 3천억여원을 들일 계획이다.

그러나 이런 조건을 아직 충족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주간 2교대 시범실시 과정에서는 종전 생산성을 달성하지 못했다.

주간 2교대제 시행과정에서 주·야간 2교대 때와 똑같은 생산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남은 기간 노사 간에 적잖은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새벽 퇴근 근로자 귀가, 주차문제 등도 고민

주간 2교대 1조 근로자는 오전 7시 출근하는 데 비해 2조 근로자는 오후 3시40분 출근, 다음날 새벽 1시30분 퇴근한다.

2조 근로자가 퇴근 후 귀가하는 시간에는 시내버스가 운행하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다.

그래서 대부분 근로자는 회사 통근버스, 자가용, 오토바이, 자전거를 이용한다. 가까운 거리에 집이 있으면 걸어서 퇴근할 수도 있다.

현대차는 회사 통근버스 수를 늘렸다. 자가용 이용 근로자를 위해 울산공장 3곳 주차장 규모를 8천대에서 8천500대로 확대했다.

임시방편일 뿐 완벽한 해결책은 나오지 않았다. 나머지는 근로자 개개인이 알아서 새벽 퇴근 후 귀가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현대차는 현재 울산시에 시내버스 연장운행을 요청한 상태지만 부정적이다.

버스업계가 연장·증차 운행하려면 적잖은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대차 근로자만을 위한 버스운행도 형평성 논란이 될 수 있다.

이런 노력에도 상당수 근로자는 자가용을 이용, 회사 주차장 출입 진입로는 출·퇴근 시간 지체와 정체가 끊이지 않고 있다.

공장 인근 주택가 등에까지 근로자들의 차량으로 주차에 몸살을 앓고 있다.

노조는 “시범운영 과정에서 일부 불편 해소했지만 교통혼잡, 주차장 등 복지부문에서 해결할 문제가 산적하다”고 지적했다.

현대차는 “주간 2교대 성공정착을 위한 남은 과제는 충분한 노사협의를 거쳐 본격시행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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