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중독’ 환자 사망률 일반인보다 7배 높다

‘술 중독’ 환자 사망률 일반인보다 7배 높다

입력 2012-10-23 00:00
수정 2012-10-23 00:28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알코올성 간질환·간경화 발병 최고… 평균 49세 사망

술에 중독된 상태인 ‘알코올 의존증’ 환자의 사망률이 일반인보다 6.7배나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병원 치료 후 퇴원한 알코올 의존증 환자의 사망률을 집계한 국내 첫 연구다. 알코올 의존증이란 자신이 신체적, 심리적으로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양의 술을 지속적으로 마시는 중독 상태를 말한다.

박수빈(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진표(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은 1989년부터 2006년 사이에 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에서 일코올 의존증으로 입원 치료를 받은 뒤 퇴원한 환자 442명을 대상으로 2009년 12월에 사망 여부를 조사한 결과 이 중 29%인 127명이 조사 전에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22일 밝혔다.

사망자들은 입원 치료 시점부터 최장 20년을 살지 못했다. 사망 당시 이들의 평균 연령은 48.8세로 한국인 평균수명인 80세에 크게 못 미쳤으며 같은 성별과 연령대의 일반인보다 사망률이 6.67배나 높았다. 특히 남성 사망률이 일반인의 7.12배에 달해 여성(2.62배)보다 3배가량 높았다.

박 교수는 “남성이 여성보다 쉽게 술을 접할 수 있는 사회적 여건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알코올성 간질환과 만성췌장염, 간경화, 위·식도 출혈, 뇌전증(간질), 사고 및 자살 등을 알코올 의존증과 관련 있는 사망 질환으로 분류했다. 그 결과 알코올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사망 사례가 91명(71.7%)으로 집계됐다.

가장 흔한 사망 원인은 알코올성 간질환과 간경화였으며 특히 입원 치료를 반복한 경우 입원 당시 혈중 알부민 수치가 낮거나 혈중 빌리루빈(헤모글로빈이 분해될 때 만들어지는 부산물) 수치가 높은 환자가 퇴원 후 수년 내 사망할 확률이 크게 높았다. 이 연구 논문은 국제학술지 ‘알코올 중독’ 최근 호에 발표됐다.

박 교수는 “특히 입원을 반복하거나 혈액검사에서 비정상 소견이 나타난 환자의 조기 사망률이 높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알코올 의존증 고위험군에 대한 적극적 치료와 예방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2012-10-23 1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새벽배송 금지'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민주노총 택배노조의 ‘새벽배송 금지’ 제안을 두고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노동자의 수면·건강권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과, 새벽 배송을 원하는 노동자들의 ‘일할 권리’, 민생경제를 지켜야 한다는 반발이 정면으로 맞붙고 있다.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가요?
1. 새벽배송을 제한해야 한다.
2. 새벽배송을 유지해야 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