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강 ‘녹조 실종’ 왜 그렇까… 해석 분분

남한강 ‘녹조 실종’ 왜 그렇까… 해석 분분

입력 2012-08-09 00:00
수정 2012-08-09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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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조가 재해수준으로 확산된 북한강과 달리, 남한강에서는 올여름 뚜렷한 녹조 현상이 목격되지 않아 그 원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강유역환경청은 북한강 삼봉리(남양주), 남한강 월계사(충주), 팔당댐 앞 등 3개 지점에서 1주일에 한 번씩 클로로필-a 농도와 남조류 세포 수를 측정해 조류 경보제 공식 자료로 사용한다.

지난 1일 북한강 삼봉리 지점의 남조류 세포 수(㎖당)와 클로로필-a는 3천943개와 39.8ppt에 이르렀다. 팔당댐 앞 지점은 1천560개와 23.1ppt로 측정됐다.

이에 비해 남한강 월계사 지점의 클로로필-a는 17.1ppt였고 남조류 세포는 검출되지 않았다.

환경부는 클로로필-a 농도와 남조류 세포 수를 2회 연속 측정해 2개 항목 모두 기준치(15ppt 이상, 500개 이상)을 넘어설 때 조류주의보를 발령한다.

2010년 팔당댐 앞 지점은 43일간, 남한강 월계사 지점은 2008년 21일간 조류주의보를 발령한 것이 마지막이다.

9일 한국수자원공사와 여주군에 따르면 남한강 이포보에서도 지난 7월 말~8월 초 클로로필-a 수치만 10~40ppt 정도 측정됐을 뿐 남조류 세포는 나오지 않았다.

이에 따라 남한강 강천보에서 취수하는 여주군은 팔당 상수원을 사용하는 다른 시군과 달리, 정수 처리에 별 어려움을 겪지 않고 있다.

여주군 상수도사업소 이종수 상수관리담당은 “녹조에 대비해 매일 취수장에서 색깔, 냄새, 탁도, 산도 등을 점검하고 있으나 이상이 없어 정수 공정을 평소대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30여 년간 남한강에서 내수면 어업에 종사해온 구본경 여주어촌계장도 “물빛이 조금 탁해지긴 했지만 녹조라고 볼만한 징후가 없다”고 전했다.

남한강 녹조 실종 원인에 대해 관련 기관들은 사안의 예민함을 고려한 듯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책연구기관의 연구원은 “복합적인 요인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단정하기 어렵다”면서 “강바닥에 침전됐던 남조류 포자(씨앗)가 하상 준설로 제거됐거나 탁수(흙탕물)의 토양 입자가 녹조 원인물질과 결합해 바닥에 가라앉아 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강유역환경청의 한 관계자는 “올 1~7월 전체 한강수계의 강수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42.9% 수준이나 남한강 수계는 75% 수준이었다”며 “강수량과 더불어 노지 재배 면적이 많은 남한강 유역의 특성상 흙탕물로 인한 탁도가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한국수자원공사의 한 관계자는 “상류 충주댐과 섬강 유입량이 초당 100~130t를 유지하고 있고 청미천 유역의 하수처리장 건설로 부영양화 원인 물질이 차단된 것도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항진 4대강 복원 범대위 상황실장은 “녹조는 기온, 수온, 광량, 구조적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데 남한강은 준설로 아직 영양물질이 형성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수년 내 4대강 사업의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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