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더위에 가축도 ‘헉헉’‥축산농가 폭염 비상

찜통더위에 가축도 ‘헉헉’‥축산농가 폭염 비상

입력 2012-07-25 00:00
수정 2012-07-25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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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 위에 찬물을 뿌리고 대형 선풍기를 24시간 돌려도 축사 안의 온도가 섭씨 35도를 넘나듭니다”

충북 보은군 마로면 갈전리에서 한우 170마리를 사육하는 박금용(45)씨는 요즘 더위와 한바탕 ‘전쟁’을 치르고 있다.

이틀째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낮 최고기온이 섭씨 33도까지 치솟아 자칫 소들이 입맛을 잃거나 병에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박씨는 축사가 달아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 지붕 위에 ‘스프링클러’를 설치, 아침 10시부터 해질 때까지 쉴 새 없이 찬물을 뿌려댄다. 축사 안에는 대형 선풍기 30여 대와 환풍기를 돌려 온도를 낮추는데 안간힘을 쏟고 있다.

박씨는 “일주일 넘게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체력이 약한 소들은 벌써부터 사료 섭취량이 20∼30% 정도 줄었다”며 “식욕을 돋구기 위해 유산균 등을 사료에 넣어 먹이지만 찜통더위에 소들도 지쳐가고 있다”고 말했다.

제천시 고명동에서 닭 25만 마리를 키우는 박정구(61)씨도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더위를 쫓기 위해 8채의 계사에 설치된 ‘스프링클러’와 선풍기 20여 대를 돌리다 보니 이달 전기요금만 30만원 넘게 나왔다.

박씨는 “닭은 온몸이 깃털로 덮여 있고 땀샘도 발달하지 않아 섭씨 35도를 넘어서면 죽기 시작한다”며 “여름철에는 닭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실내온도를 낮추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찜통더위’가 이어지면서 충북지역 축산농가에 ‘폭염비상’이 걸렸다.

가축이 열사병에 걸릴 우려가 커지면서 더위를 쫓기 위해 축사 주변에 찬물을 뿌리거나 비타민 등이 첨가된 사료공급을 늘리는 등 대책에 부심하고 있다.

좁은 공간에서 대량사육되는 가축은 사람보다 더위에 더 취약하다. 스트레스가 커지면 사료섭취가 줄어 생산성이 떨어지고 심할 경우 집단폐사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 때문에 농민들은 지붕이나 축사 주변에 물을 뿌리고, 선풍기 등으로 바람을 일으켜 가축의 체감온도를 낮추는 등 더위와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무더위 속에 번성하는 모기도 골칫거리다.

충주시 신니면 신청리에서 돼지 3천여 마리를 사육하는 정철근(57)씨는 “장맛비가 고인 웅덩이 등에서 모기가 많이 생겨 돈사로 날아들고 있다”면서 “하지만, 더위에 지친 돼지가 해를 입을까 봐 소독도 자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충북도는 최근 폭염 장기화에 대비, 가축의 사양관리를 강화해줄 것을 당부하는 공문을 일선 축산농가에 내려 보냈다.

충북도청 축산과 임진우 주무관은 “가축들의 고온 스트레스를 줄이려면 통풍이 잘되도록 하고 물과 영양제도 충분히 공급해야 한다”며 “가축분뇨를 신속히 치우고, 축사에 방충망을 치거나 모기 ‘유인등’을 설치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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