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입금분 환불해달라” 신종 보이스피싱 성행

“추가입금분 환불해달라” 신종 보이스피싱 성행

입력 2012-03-05 00:00
수정 2012-03-05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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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입출금 통보 SMS 본떠 입금한 것처럼 속여

올해 들어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는 농업인을 상대로 한 새로운 수법의 전화 사기가 잇따르고 있다.

경찰에 신고한 것만 3건이어서 주의가 요구된다.

5일 경찰과 농업인 등에 따르면 충남 부여군에서 사과 농원과 농산물 판매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는 김모(53·여)씨는 지난달 24일 한 남성으로부터 사과 10박스를 주문하겠다는 전화를 받았다.

”직원들에게 선물하려고 하니 좋은 사과로 잘 부탁한다”며 바로 돈을 입금하겠다고 말하고 전화를 끊은 지 얼마 안 돼 거래은행에서 보낸 것으로 보이는 입출금 통보 문자메시지(SMS)가 날아왔다.

그런데 입금된 돈의 액수는 400만원. 사과 10박스 가격 40만원의 10배 금액이었다.

김씨는 황급히 주문한 남성에게 전화를 걸어 “돈이 더 입금됐으니 차액을 바로 송금하겠다”고 말했다. 남성 또한 “아내가 실수로 0을 하나 더 눌렀다”며 송금을 요청했다. 김씨는 인터넷뱅킹을 이용해 남성의 계좌로 차액 360만원을 이체하려고 ‘즉시 이체’를 클릭했다.

그러나 ‘잔액이 부족하다’는 메시지가 떴고, 김씨는 어안이 벙벙했다.

남성이 400만원을 입금했다고 문자가 왔는데 360만원이 없을 리 없었기 때문이다.

혹시나 해서 입출금 내역을 확인해보니 400만원 입금 내역은 없었다.

남성에게 전화를 걸자 “아내가 바로 취소를 했다. 다시 입금하겠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김씨는 “남성이 건 번호로 전화를 걸어봤지만 없는 번호라는 메시지가 흘러나왔다”며 “통장에 잔액이 있었다면 100% 피해를 봤을 것이다. 수법이 지능적이고 치밀해 깜빡 속아 넘어갔다”고 말했다.

실제로 입금을 하지 않고 은행에서 보내는 입출금 통보 SMS를 본떠 농산물 판매자 번호로 전송하는 것이다.

다른 지역에서도 유사 사례가 있었다.

경북 문경의 한 농장에 사과즙 26만원어치를 주문한 한 남성이 260만원을 입금한 것처럼 SMS를 발송한 뒤 “사업하는 사람이라 지금 당장 돈이 필요하다”며 차액 234만원을 급히 송금해달라고 한 것이다.

농장 주인은 부랴부랴 차액을 입금해주고 출금 확인 SMS를 받은 후 입출금 내역을 확인했지만 입금 내역은 없었고 받지도 않은 돈을 되돌려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에 바로 지급정지 신청을 해 피해는 면했다는 그는 “은행에서 보내는 입출금 통보 SMS에는 입출금 금액과 통장 잔액이 함께 표시되지만, 사기범이 보낸 문자에는 통장 잔액은 표시되지 않았다”며 “농업인들이 외출 시 SMS로 입금 내역을 확인하고 물건을 발송한다는 점을 노린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피해를 본 사람도 있다.

제주지방경찰청의 한 관계자는 “현재 문경의 농업인이 사기범의 것이라고 알려 온 계좌와 같은 계좌를 이용하는 범인에게 200만원 가량을 사기당한 피해자가 있어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수법이라 피해자가 더 늘 가능성이 있다”며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는 농업인은 각별히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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