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대 졸업展 ‘反동성애’ 작품 논란

서울미대 졸업展 ‘反동성애’ 작품 논란

입력 2011-12-05 00:00
업데이트 2011-12-05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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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동아리 포스터에 ‘♂-♀’ 도장

서울대 미술대학 졸업전시회에 출품된 학생 작품이 성적 소수자의 인권을 침해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학내 커뮤니티에서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5일 서울대 등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이 학교 미술대 건물에서 열리는 2011학년도 디자인학부 디자인전공 졸업전에는 ‘이성애 권장 반동성애 캠페인’이라는 제목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디자인학부 학생이 전시 가이드북 형태로 만든 이 작품에는 학내에서 진행했던 시각 캠페인을 담은 사진과 설명 등을 수록했다.

학내 성소수자 동아리가 캠퍼스에 붙인 포스터 위에 “당신의 생명이 어떻게 창조될 수 있었겠습니까?(How could your life be created?)”라는 문구의 도장을 찍은 것이다.

이 도장에는 남녀의 성 상징 기호 ‘♂’와 ‘♀’가 포개져 있는 모양의 그림도 그려져 있었다.

가이드북에서는 “동성애가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포스터에 도장을 찍어 이러한 내용에 모든 사람이 동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리고자 했다”며 “생명이 양성의 합이라는 원리에 의해 주장될 수 있음을 인식시키는 것”이라고 의도를 설명했다.

이 작품은 앞서 한 전공수업에서 사회적 이슈를 가지고 캠페인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제작됐으며, 지난 10~11월 전공 교수들이 참여하는 졸업전 중간심사와 최종심사를 거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자 서울대 학생 커뮤니티에서는 ‘동성애자라는 사회적 소수 집단에 대한 차별적 시각이 반영된 작품이 교수진의 심사를 통과해 전시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한 학생은 “학생 비평과 교수 심사를 거치면서도 소수자에 대한 폭력임이 명백한 것을 ‘작품’으로 내놓을 수 있었던 데는 분명히 (학)과에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성소수자 동아리도 입장서를 내 “작품 내용은 엄연히 존재하는 성소수자들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반 인권적인 작품으로 이 학생이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의 졸업자격을 부여받게 된다는 사실에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질타했다.

이 동아리는 작품을 만든 학생에게는 사과 자보를, 디자인학부에는 해당 작품의 전시 철수와 학생의 졸업자격 박탈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한 디자인학부 교수는 “우리가 공식적으로 입장을 내놓고 논의해야 할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한다”며 “해당 수업 작품이 모두 민감한 주제를 다루다 보니 우려도 있었는데 직접적으로 졸업 심사를 탈락시킨다든지 하는 경우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작품을 전시한 학생은 이날 오후 커뮤니티에 “남녀가 만나서 생명을 낳는 것이 아름답다는 사실을 드러내고자 했다. 사회적 반응과 파문에 대한 예상이 너무 부족했다”며 사과글을 게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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