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권 방어에 직(職) 걸어라” 총장에 촉구

이완규(50·사법연수원 22기) 서울남부지검 부장검사가 국무총리실이 입법예고한 검·경 수사권 조정안(대통령령)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는 검찰 지도부를 비판하며 사의를 표명했다.

이 부장은 30일 검찰 내부전산망 ‘이프로스’에 올린 ‘마지막 충정의 글’이란 제목의 글을 통해 “작금의 상황에 너무 가슴이 아프고 더 이상 이런 지도부와 함께는 검사로 일할 수 없다는 생각에 떠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부장은 지난 6월 수사권 조정을 위한 형사소송법 개정 당시 대검 형사1과장으로 근무하면서 검찰 측 논리를 만드는 브레인 역할을 했었다.

그는 “조정안에서 검찰이 결코 잃어서는 안 될 것을 잃을 우려가 있으니 지도부가 직을 걸고 막아야 한다는 고언을 두 번이나 했지만 미동도 하지 않고 있다”고 검찰 수뇌부를 정면 비판했다.

그는 “헌법과 형사소송법에 주어진 수사지휘권은 국민이 부여한 검사의 권한으로 대통령의 것도, 검찰총장의 것도 아니다”며 “지휘권을 양보하려면 대검은 전체 검사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상대 검찰총장에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총리실 조정안의 지휘권 침해조항에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직을 거십시오. 막지 못할 상황이라면 사표를 내십시오”라고 촉구했다.

게시글에는 이 부장의 사표를 만류하며 조정안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동료 검사들의 댓글 100여개가 달렸다.

이에 대해 대검은 “국민과 검찰을 아끼고 사랑하는 충정에서 나온 것으로 이해하며 사직서는 반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부장은 1994년 서울지검 검사로 임관해 서울지검 서부지청 검사, 대검 검찰연구관, 서울고검 검사, 서울중앙지검 부부장검사, 청주지검 제천지청장, 대검 형사1과장을 거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