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등 무술 합쳐 16단”…경찰특공대 부부

”태권도 등 무술 합쳐 16단”…경찰특공대 부부

입력 2011-10-20 00:00
업데이트 2011-10-20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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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경찰도 아니고 경찰 특공대. 합기도 등 각종 무술 11단과 태권도 5단의 유단자가 부부의 연을 맺었다면 부부싸움은 어떻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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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찰특공대 이승하 순경(여·30)은 경찰의 날인 21일을 하루 앞두고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이런 질문을 받고 “그냥 다른 부부들이랑 비슷하죠”라며 활짝 웃었다.

이 순경은 “다만 좀 험악하기는 하죠. 소리도 지르고 물건을 집어던지기도 하고. 그 정도예요”라고 답했다.

경찰 최후의 보루이자 자존심인 서울경찰특공대에 이승하 순경과 이재섭 순경(남·28)은 함께 배속돼 있다.

폭발물 탐지견 운영요원인 이승하 순경은 태권도 공인 5단. 여성이라고 해서 전혀 봐주지 않는 경찰특공대의 레펠과 체력 훈련 등을 두루 소화한 강골 중 강골이다.

2년 전 그녀와 부부의 연을 맺은 서울경찰특공대 전술요원 이재섭 순경은 병기에 가깝다. 태권도 4단, 합기도 3단, 특공무술 2단, 격투기 1단, 우슈 1단으로 경찰특공대가 되려고 특전사 정찰대로 군 복무를 마쳤다.

경찰특공대 전술요원은 테러범과 인질범 등 강력범, 폭발물 등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범죄에 긴급출동하는 최선봉 요원이다.

다른 연인들이 결혼에 앞서 영화를 보고 바닷가로 여행을 다닐 때 두 순경은 경찰특공대 입대 훈련을 받으며 사랑을 키웠다.

각종 특공훈련과 레펠 등 극한의 훈련을 함께하며 키운 동기애가 어느새 사랑하는 감정으로 변한 것이다.

이재섭 순경은 이승하 순경이 폭발물 탐지견을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모습을 보면서 매력을 느꼈다고 한다. 매사 열심이고 열정적인 그녀가 그렇게 예쁠 수 없었다는 것.

이승하 순경은 경찰학교에서 인정사정없는 훈련을 받다 보면 여자들은 힘들기 마련인데 이재섭 순경이 알게 모르게 많이 도와줬다고 털어놨다. 장거리 구보를 할 때 마지막쯤에 힘이 달리면 밀어주고 끌어주는(?) 아름다운 공조가 있었다고.

하지만 험지 중에서도 험지인 경찰특공대원이 부부생활을 하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두 명 모두 업무 특성상 출장이 많고 대기 등 야간근무가 많아 한집에 살면서도 얼굴을 보지 못하기 일쑤다. 근무가 엇갈리면 심한 경우 일주일에 얼굴 보는 날이 2~3일뿐이다.

신혼 1년차 때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때문에 밤낮없는 근무를 해야만 했던 이승하 순경이 남편에게 따뜻한 밥 한 그릇을 제대로 차려주지 못한 것은 두고두고 후회로 남는다.

이재섭 순경도 “국가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경찰특공대에 둘이 함께 근무하고 있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면서도 “둘이 근무조가 더 잘 맞으면 좋을텐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다행이자 불행인 점 한가지. 각종 무술 합이 16단인 이 집에 아직 도둑이 들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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