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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제 먹은 어머니 위로 볼링공을…”

“수면제 먹은 어머니 위로 볼링공을…”

입력 2011-01-29 00:00
업데이트 2011-01-29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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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도로 위장해 어머니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대전지역 경찰간부 이모씨가 29일 자신의 범행을 시인했다.

 대전 둔산경찰서는 이날 “이씨가 오늘 오후 2시께 범행을 시인했다”면서 “범행 동기 등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한 뒤 존속상해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육종명 둔산서 형사과장과의 일문일답.

 --자백 경위는.

 △피의자를 조사하면서 여러 차례 설득을 했다.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대로라면 유죄로 판명날 가능성이 높으니 어떻게 판단하는 게 본인에게 득이 될지를 생각하라는 내용이었다.피의자는 밤새 고민하더니 오늘 아침에 부인·변호사와의 면담을 신청했고,면담을 마친 뒤 자백하겠다고 했다.자백한 시간은 오늘 오후 2시께다.

 --범행 동기는.

 △어머니가 가입한 상해 보험금을 받기 위해서다.수사 초기에 피의자 어머니의 재산이 12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씀드렸는데 확인해보니 명의상으로만 그렇고 실제로는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가 전부였다.피의자의 형제가 건축일을 하는데 어머니 명의를 빌린 것으로 추정된다.피의자 어머니는 오히려 지인들에게 2천만원의 빚을 지고 있었는데 이 때문에 자주 시달렸다고 한다.피의자는 어머니와 상의 끝에 보험금을 타내 빚을 갚기로 하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범행을 먼저 제안한 사람은 누구인가.

 △어머니가 먼저 제안했다고 한다.

 --범행 과정은.

 △피의자의 어머니는 1998년께부터 3개의 보험에 가입했는데 교통사고로 척추 장애를 입을 경우 받을 수 있는 보험금이 최대 6천만원 정도 된다.피의자와 어머니는 교통사고로 척추 장애를 입은 것으로 위장해 보험금을 타기로 합의하고 범행을 준비했다.피의자가 볼링공을 이용해 어머니를 다치게 한 뒤 보험금을 청구하기로 한 것이다.보험 수급자는 피의자 어머니로 돼 있다.

 --설명대로라면 교통사고로 위장해야 하는데 강도로 위장한 이유는 뭔가.

 △가족들을 안심시키기 위해서라고 한다.가족들에게는 어머니가 강도를 당해 다친 것이라고 둘러댈 계획이었다고 진술했다.강도 사건의 경우 피해자가 신고하지 않으면 경찰 조사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보험금을 받으려면 교통사고로 위장하는 절차도 필요했을 텐데 그 부분은 확인됐나.

 △그 부분은 조사 중이다.

 --사건 당일 상황에 대해 설명해 달라.

 △피의자는 지난 21일 오후 11시 20분께 범행도구 일체를 가지고 어머니의 집에 침입했다.그러나 청테이프를 차에 놓고 온 사실을 깨닫고 나갔다 11시 27분께 다시 어머니 집에 들어갔다.당시 피의자의 어머니는 미리 수면제를 복용하고 자고 있었으며,피의자는 어머니 등 위에 볼링공을 세 차례 떨어트렸다.그러나 볼링공은 피해자의 척추가 아닌 늑골 부위에 떨어졌고 결국 피해자는 늑골 골절로 인한 흉강 내 과다출혈로 숨졌다.

 --피의자가 어머니를 바로 병원으로 옮기지 않은 이유는.

 △범행 당시 5∼6살밖에 안된 조카 2명이 있었는데 애들만 두고 병원에 가기 불안해 여동생에게 전화를 했다고 한다.그러나 여동생은 전화를 받지 않았고‥.우왕좌왕하다 그랬다고 진술했다.

 --범행 도구는 찾았나.

 △오토바이 안전모는 찾았고 볼링공은 찾는 중이다.

 --공범은 없나.

 △CCTV 등으로 확인한 바에 의하면 현재까지는 공범의 가능성이 없다.

 --피의자에게는 빚이 없나.피의자도 평소 주식을 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조사 중이다.현재 확인된 건 피의자가 어머니 명의로 된 마이너스 통장에서 4천만원을 조달해 주식을 했다는 점뿐이다.그걸로 얼마나 손실을 입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현재 피의자의 심경은.

 △어제 면담했을 때 ‘경찰들을 고생시켜 너무나 미안하다.때가 되면 말하겠다.그러나 지금은 때가 아닌 것 같다.내 입장을 이해해 달라’고 이야기했다.그러다 오늘 심경 변화를 일으켜 자백했고 현재는 매우 순순히 조사에 응하고 있다.시간이 갈수록 숙연한 자세를 보이는 것 같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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