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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경찰청 기동 8중대 “구타가 뭐예요”

광주경찰청 기동 8중대 “구타가 뭐예요”

입력 2011-01-26 00:00
업데이트 2011-01-26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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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 목욕하고 영화보고 후임자가 태권도 가르치고..

 전·의경들의 잇단 구타 사건과 자살로 인해 경찰이 고민에 빠진 가운데 일부의 우려와는 달리 그야말로 신바람 나게 군 생활을 보내는 의경들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26일 찾아간 광주지방경찰청 기동대 산하 8중대 내무반은 한마디로 ‘화기애애’ 그 자체였다.

 광주시내 교통관리 업무를 전담하는 이 중대에는 16명의 경찰관(기간요원)과 103명의 의경이 한가족처럼 지내고 있었다.

 내무반 복도에서 만난 의경들의 얼굴에는 짜증스럽거나 우울해 보이는 기색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2004년 10월부터 이날 현재까지 자체 사고 한 건 없는 무사고 부대를 유지하는 비결을 묻는 말에 의경과 경찰관 모두 ‘소통과 대화’를 꼽았다.

 선임병과 후임병 간,의경과 이들을 관리하는 경찰관들이 소통하는 방법은 결코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우선 직원들은 군대가 이들의 인생에서 단절된 시간과 공간이 아니라는 점을 인식시켜 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중대원 60%의 장래희망이 경찰관이라는 사실을 알고 ‘꿈을 향한 경찰 아카데미’를 개설해 직원들이 짬을 내 영어와 형법 등을 전수하고 있다.

 경찰관이 꿈인 한 의경은 소대장이 주었다면서 안주머니에 간직하고 있던 순경 계급장을 내보이기도 했다.

 내무반 한쪽에는 각자의 제대 날짜와 꿈을 적은 ‘희망 봉투’가 걸려 있다.

 또 하나 이 부대의 장점은 상하 관계를 철저히 하면서도 몸으로 동료애를 느끼게 해 부적응자가 나올 수 없도록 한다는 것이다.

 댄스,컴퓨터 등 6개 맞춤형 동호회를 대원들이 자율적으로 운영하면서 동료 간 화합을 이뤄내고 있다.

 또 ‘형님뻘’ 되는 직원들과 함께 목욕탕을 함께 가고 단체 영화 관람을 통해 정을 쌓고 있다.

 매월 제비뽑기를 통해 내무반 잠자리 위치를 바꾸는가 하면 점호도 상황이 있는 날이면 음악을 들으면서 하는 ‘DJ점호’나 ‘TV점호’ 등을 통해 대원들을 배려하니 내무반 분위기가 좋을 수 밖에 없다.

 노현진(21) 상경은 “대원들의 꿈을 키워주는 군대는 아마 우리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직원들이 춤을 잘 추는 것을 알고 댄스 동호회를 만들어 주었고 그 때문에 자신감을 얻었으며 지금은 위문 공연 등 좋은 일까지 하니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태권도 4단인 김태영(21) 이경은 “피부병으로 주위의 시선이 견디기 어려운 때도 있었다”면서 “그러나 병가를 다녀와 병을 치료하고 직원분들이 대원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치도록 배려해줘 지금은 너무도 군 생활이 즐겁고 대원들과 정이 많이 쌓였다”고 말했다.

 김 이경에게 태권도를 배운 한수교(22) 일경은 “후임병에게 태권도를 배우는 것이 창피한 일이 아닌 오히려 서로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 같다”면서 “구타니 가혹행위 이런 말들은 남의 얘기로 그런 부대가 있다면 우리를 좀 배워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엄격한 규율이 없는 것은 아니다.

 복무규율 위반 행위에 대해서는 벌점을 부과해 일정 점수에 도달하면 외출·외박 정지 등 불이익을 주는 ‘복무 마일리제’를 운영하고 있다.

 이런 노력 덕택에 지난해 12월에는 무사고 으뜸부대 전국 기동대 중 2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또 한 가지 이 부대가 대원들에게 주는 ‘감동 서비스’가 있다.

 수시로 부대원들의 부모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부대 소식과 대원들의 안부를 전달하고 있다.

 8중대 문승일 소대장(경위)은 “문자 메시지를 보내면 ‘고맙다’,‘안심이다’는 등의 답장을 보내주신다”면서 “군대라는 게 언제라도 사고가 날 수 있지만 어떻게 그것을 막고 줄이느냐는 부대원들이 노력 여하에 달렸다고 본다.근무와 휴식 시간을 명확히 구분하되 소속감을 느끼면서 최대한 자기 개발을 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마련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충남에서는 지난해 박모(21) 의경이 선임병에게 구타에 시달려 급성 백혈병 진단을 받고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전역한 선임병 등 17명이 최근 처벌됐으며 강원경찰청 307전경대에서 가혹행위를 참지 못한 부대원 6명이 지난 23일 집단 이탈해 경찰청이 해당 부대를 해체하기로 했다.

 또 25일에는 인천 중부경찰서 소속 의경이 자살했는데 경찰은 가혹 행위 관련 여부를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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