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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번째 귀화인 로이 알록 꾸마르 교수

10만번째 귀화인 로이 알록 꾸마르 교수

입력 2011-01-24 00:00
업데이트 2011-01-24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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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만 9999번의 기회를 놓쳤지만 지금까지 기다린 보람이 있네요”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63년 만에 ‘10만번째 귀화인’으로 등록된 인도 출신 로이 알록 꾸마르(55) 부산외국어대 교수는 24일 법무부에서 열린 ‘귀화자 10만명 기념행사’ 내내 흐뭇한 미소를 잃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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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화자 10만명 시대 인도 출신으로 부산외국어대 부교수로 재직 중인 로이 알록 꾸마르씨가 24일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열린 귀화 기념식에 참석해 이귀남 법무부장관으로부터 태극기를 받고 있다. 법무부는 우리나라에 귀화한 사람의 수가 1948년 8월15일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이래 63년만에 10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과천=연합뉴스
귀화자 10만명 시대
인도 출신으로 부산외국어대 부교수로 재직 중인 로이 알록 꾸마르씨가 24일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열린 귀화 기념식에 참석해 이귀남 법무부장관으로부터 태극기를 받고 있다. 법무부는 우리나라에 귀화한 사람의 수가 1948년 8월15일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이래 63년만에 10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과천=연합뉴스


 1980년 정부초청 장학생으로 처음 입국한 이후 31년 만에 귀화증서를 받고 한국민으로 ‘인생 2막’을 여는 순간을 마음속으로 자축하는 듯한 표정이었다.멀리 부산에서 함께 온 한국인 부인도 자랑스러운 눈길로 그를 바라봤다.

 인도의 명문 델리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그는 졸업 직후 동북아 정치를 연구하고자 한국을 찾게 됐다고 한다.주변에서 대개 아시아의 문화중심지 중국과 경제대국 일본으로 유학을 떠날 당시 동방의 작은 나라 한국은 그에게 오히려 ‘블루오션’의 땅이었다.

 서울대 유학생 신분으로 한국과 인도를 오가다 지금의 부인을 만나게 됐고 두명의 딸을 낳아 가정을 꾸리면서 한국은 그에게 ‘제2의 조국’으로 다가왔다.그러나 한국 국적 취득은 또 다른 문제였다.

 그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국적 취득은 단순히 주소를 바꾸는 문제가 아니다”며 “한국이라는 나라의 담을 넘어 마당까지 왔지만 안방의 열쇠(국적)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마음의 준비가 필요했다”고 털어놨다.

 그가 그동안 국적 취득을 망설인 것은 ‘순혈주의’로 대변되는 외국인에 대한 배타적 사회분위기 때문이었다.30년 넘게 한국땅에서 살아왔고 한국인 부인 사이에 자식까지 가졌지만 그는 여전히 가난한 제3세계 출신의 이방인일 수밖에 없었던 것.

 아이들이 “우리는 100% 한국인이기도 하고 100% 인도인이기도 한데 왜 사람들은 우리를 절만만 한국인이라고 하냐”며 불만을 토로할 때는 비애를 느끼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국제화가 빠르게 진행된 한국 사회가 이제는 외국인도 차별 없이 받아들일 정도로 성숙했다는 것을 자각하면서 국적을 취득하기로 마음을 바꿨다.

 그는 “한국이라는 나라가 외국인을 국민의 한 사람으로 품을 정도로 마음이 넓어졌고,나 역시 이제 한국을 조국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며 “한국과 나의 관계가 성숙하고 발전했다는 것이 국적취득을 신청한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작년 2월에 국적취득을 신청한 그는 지난 1일부터 이중국적 혜택의 폭을 넓힌 개정 국적법이 시행됨에 따라 인도 국적을 유지하면서 한국 국적도 얻는 행운까지 누리게 됐다.

 그는 “인도에서도 이탈리아 출신인 소니아 간디가 인도로 국적을 바꾸고 나서 대중에게 사랑받는 정치인이 되지 않았느냐”며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한국 사회를 위해 좋은 일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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