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고단함 달래주는게 내 몫”

“중년의 고단함 달래주는게 내 몫”

입력 2010-07-14 00:00
수정 2010-07-14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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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남성의 우정 그린 소설 ‘36.5도’ 펴낸 김정현씨

“제가 당연히 젊은 사람들의 정서보다는 중년의 정서에 가깝잖아요. 그들의 우정과 갈등, 쓸쓸함, 고단함을 달래주는 것이 제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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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씨 연합뉴스
김정현씨
연합뉴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40~50대 중년 남성들의 마음속 얘기를 끄집어내온 소설을 줄곧 써온 김정현(53)씨가 새로운 작품을 내놓았다. ‘36.5도’(역사와사람 펴냄)다. 이번 작품 역시 인간의 체온 36.5도를 간절히 그리워하는 중년 남성들이 우정의 가치를 통해 갈등과 상처를 치유해 나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13일 서울 인사동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난 김씨는 “언제부턴가 우정이라는 단어와 가치가 실종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중년에 이르러 자살률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며 저 사람들을 지켜줄수 있는 유일한 끈이 우정인데 그마저 사라져 이런 일이 벌어진 게 아닌가 생각했다.”고 말했다. 남성 본위적인 느낌이 들지라도 그가 서둘러 중년 남성들의 우정에 관한 이야기를 펴낸 이유다.

‘중년 소설’이라는 하나의 장르를 만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꼭 중년 남성의 소설이라기보다는 우정이라는 덕목, 희망의 가치를 말했을 뿐”이라고 손사래를 쳤다.

그러나 김씨는 1997년 장편소설 ‘아버지’ 이후 ‘고향 사진관’, ‘아버지의 눈물’, 에세이집 ‘아버지의 편지’ 등 가정과 사회에서 소외되며 내몰린 중년 남성들 가슴속의 상실감을 달래주는 책을 잇따라 펴냈다.

그 자신도 오십이 넘었으니 갓 30대를 넘겼을 때 썼던 ‘아버지’보다 더욱 핍진하게 현실에 근거해서 쓸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셈이다. ‘한국사회 중년 남성들의 대변인’임은 애써 부정하고 싶어도 어쩔 수 없다.

그는 30권 남짓의 유장한 중국 이야기를 쓰기 위해 10년 전 중국으로 건너갔다.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와 같은 책을 준비하고 있다. 본업인 소설보다 더욱 힘주고 있는 대목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2010-07-14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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