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곳에서는 좋은 부모 만나거라”

“그 곳에서는 좋은 부모 만나거라”

입력 2010-04-25 00:00
수정 2010-04-25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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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희생장병들 25일 연기서 화장식

 “부디 좋은 곳으로 가서 그 곳에서는 좋은 부모 만나 잘 살거라.”

 천안함 침몰 희생장병들의 화장식이 25일 낮 연기 은하수공원 내 화장장에서 2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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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낮 12시께 공원에 도착한 운구차량에서 김종헌 중사,조정규 하사,문영욱 하사,이재민 병장의 시신이 담긴 관이 차례대로 내려지자 유족들은 남편과 아버지의 이름을 부르며 목놓아 울었다.

 제복을 입은 동료장병들이 영정사진을 들고 앞장서자 유족들은 차마 보낼 수 없다는 듯 관을 부여잡고 놓지 못했다.

 김종헌 중사의 시신이 담긴 관이 고별실에 도착하자 김 중사의 부인은 남편의 이름조차 부르지 못하고 “엄마,엄마” 하고 부르며 발을 동동 굴렀다.

 김 중사의 세살배기 아들 지환군은 영문을 모르는 듯 천진난만하게 이모 품에 안겨 있어 곁에서 지켜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마지막으로 관이 화장로로 들어가자 김 중사의 어머니는 더 이상 버틸 힘도 없다는 듯 그 자리에 주저앉아 오열했다.

 조정규 하사의 어머니는 동료 해군 장병들이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에 ‘필승’ 구호를 외치자 터져나오려는 울음을 손수건으로 막았다.

 이어 “엄마가 너무 힘이 없어 너를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면서 “부디 좋은 데 가서 그곳에서는 좋은 부모 만나서 잘 살길 바란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날 문영욱 하사의 여자친구와 이재민 병장의 어머니,여동생도 오열 속에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장병들의 시신은 화장로에 들어간 지 2시간만에 한 줌의 재로 봉안함에 담겨 가족들 품에 안겼다.

 고인의 유해는 다시 2함대로 옮겨져 시신 안치소 옆에 마련된 임시 유해보관소에 안치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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