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계함 침몰 원인 규명 장기화 가능성

초계함 침몰 원인 규명 장기화 가능성

입력 2010-03-27 00:00
업데이트 2010-03-27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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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백령도 서남방 1마일 해상에서 경비 중 선체에 구멍이 나 침몰한 초계함 천안함(1천200t급)의 사고 원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7일 군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천안함은 26일 오후 9시45분께 선체 뒤쪽 스크루 부분에 강력한 폭발음과 함께 구멍이 뚫렸다.

워낙 순식간에 발생한 사고였기 때문에 함정 내에서 자체 원인을 파악할 겨를이 없었고 당황한 승조원들은 바다로 뛰어내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승조원 104명 중 58명은 구조됐으나 40여명 가량은 실종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선체가 파공되려면 외부에서 물리적인 충격을 가하거나 내부에서 폭발 등 두 가지 상황을 추정해볼 수 있다. 내부에서 폭발됐다면 누군가 고의로 사고를 일으킨 것인지에 대한 규명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 국방위의 한 관계자는 “지금 판단으로서는 외부에서 우리한테 공격했을 가능성 또는 우리 군함 내부에 싣고 있는 화약이 폭발했을 가능성 중 어느 것인지를 알 수가 없다”며 “폭발 소리와 함께 엔진이 꺼졌고 그 다음에 전기가 나갔고 그 다음에 침수가 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백령도 인근 NLL(북방한계선) 남방 해상에서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에 북한군의 공격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내부에서 폭탄이나 인화성 물질이 폭발했거나 암초에 부딪힐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군 관계자들은 선미 쪽에 탑재된 폭탄이나 인화성 물질이 폭발했을 수도 있다고 추정하고 있지만 암초에 부딪혔을 가능성은 배제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기뢰(수중에 부설해 배를 폭발하는 장치)가 폭발원인일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그동안 남측 서해상에서 북한의 기뢰가 발견된 적은 없지만 ‘특수한 상황’에서 기뢰가 문제의 수역에 있었고, 천안함이 기뢰에 ‘접촉’했을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북한이 북측 서해안에서 기뢰부설 연습을 했으며 수거되지 않은 기뢰가 남측으로 떼밀려왔다가 천안함에 부딪쳤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진하는 천안함이 기뢰와 접촉했다면 선수 또는 선체 옆면과 접촉하는 것이 맞고 선체 후미에 닿으려면 후진을 해야 한다. 당시 초계함의 임무 특성상 후진 항해를 했을리 없기 때문에 군 관계자들은 기뢰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다만, 선체 후미에 구멍이 생겼다는 점을 들어 북한 어뢰정의 공격 가능성을 제기하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침몰한 초계함에서 일차적인 사고 정황을 합참과 해군 지휘통제실에 타전했다면 군당국은 어느 정도는 사고 원인을 추정할 수 있다.

하지만 전체 상황을 종합해보면 침몰 함정에서 상세한 정황이 들어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침몰한 선체를 인양해 정밀 감식 작업을 벌여야만 정확한 사고 원인이 규명될 수 있을 것으로 군 전문가들은 설명하고 있다. 침몰 초계함은 선체 규모로 보아 인양하는 데 적어도 20여일 이상이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해상의 유속과 파도, 깊이 등을 고려할 때 최적의 해상 날씨를 선택해 인양작업을 펼쳐야 하기 때문에 시일이 걸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해군이 보유하고 있는 심해잠수사와 잠수 장비를 먼저 투입해 선체의 구멍 부분의 상태를 확인한다면 원인 규명 작업이 단축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지난 2002년 6월29일 제1차 연평해전에서 북한군의 기습 공격으로 침몰한 ‘참수리 357호’는 규모가 130t에 불과했지만 침몰한지 17일만에 인양된 사례가 있다.

이번 초계함 침몰 사고는 1967년 당포함 이후 다섯 번째이다.

당포함은 그해 1월17일 동해상에서 어로작업을 돕던 중 북한군의 해안포 공격으로 침몰했다.

1974년 2월22일에는 경남 통영 앞바다에서 해군과 해경 훈련병이 탑승한 해군 예인정이 높은 파도로 바다에 가라앉았다.

이어 2002년 6월 참수리 357호가 북한군의 공격을 받고 침몰했으며, 2004년 10월12일에는 동해상에서 심야 훈련을 마치고 기지로 귀환하던 해군 특수목적용 소형 선박 1척이 높은 파도에 휩쓸려 침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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