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훈장 동백장 받은 김동완 전 기상청 통보관

국민훈장 동백장 받은 김동완 전 기상청 통보관

입력 2010-03-24 00:00
수정 2010-03-24 00:24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길에서 비 맞고 있으면 기상캐스터가 날씨 못맞힌달까봐 가방에 늘 우산 넣고 다녔죠”

“제 가방엔 항상 우산이 들어 있습니다. 갑자기 비가 내릴 때 길에서 비라도 맞고 있으면 ‘기상 캐스터도 날씨를 못 맞히느냐’고 생각할 것 같아서요.” 세계 기상의 날인 23일 행사장인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만난 김동완(75) 전 기상청 통보관은 “예보의 생명은 신뢰”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미지 확대
김동완 전 기상청 통보관
김동완 전 기상청 통보관
●“기상예보의 생명은 신뢰”

이날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은 김 전 통보관은 “기상청에 발을 들인 후로 50년간 날씨만 생각하고 살아온 인생이었다.”며 “저를 잊지 않고 기억해 준다는 것 만도 고마운데 훈장까지 받게 돼 몸둘 바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기상청이 ‘오보청’으로 불릴 정도로 예보가 자주 틀리는 것 같다는 지적에 대해 김 전 통보관은 “1970~80년대 예보 적중률이 70% 정도였다면 지금은 90%대로 사실은 월등하게 좋아진 것”이라면서 “시청자들이 캐스터를 얼마나 신뢰하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가마솥더위’ 같은 자극적 표현 삼가야

후배들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김 전 통보관은 “요즘 후배들은 날씨만 더우면 ‘찜통 같다. 가마솥더위’ 같은 자극적인 표현을 쓰는데 뉴스를 보는 사람들은 여름엔 좀 서늘할 것을 기대하면서 보기 때문에 이런 자세는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느 여름 예보 때 ‘파리도 조는 듯한 더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고 둘러 말해 시청자들이 좋아했는데, ‘서울의 내일 낮 기온이 최고 35도까지 올라간다.’고 할 때도 ‘지금까지 서울의 가장 높은 온도는 38.4도였습니다.’고 말해 걱정을 덜어주는 것도 요령”이라고 말했다.

●45세부터 시작한 주례 1000쌍 넘겨

1970~90년대 방송에서 일기예보를 한 덕분에 사람들은 그를 기상청 직원보다 방송국 캐스터로 기억하는 사람이 더 많다. “1959년에 국립중앙관상대(현재 기상청)에 일하면서 이따금 방송을 했는데, 생활속담을 곁들인 독특한 해설 덕분에 방송국들이 저를 좋아했다.”면서 “여러 곳에서 하도 부르다 보니 나중엔 한 곳에서 나를 독점하고 싶어했고, 그때부터 본격적인 캐스터 생활이 시작됐다.”고 ‘명기상 캐스터 김동완’ 탄생배경을 소개했다.

김 전 통보관은 1992년 방송일을 그만 둔 뒤에도 5년간 프리랜서 캐스터로 활동했다. 지금도 여러 방송의 날씨 자문을 하고 있다. 친근함 때문인지 45살부터 시작한 주례가 벌써 1000쌍을 넘겼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2010-03-24 2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10월10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야할까요?
오는 10월 개천절(3일)과 추석(6일), 한글날(9일)이 있는 기간에 10일(금요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시 열흘간의 황금연휴가 가능해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아직까지는 이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다음 기사를 읽어보고 황금연휴에 대한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1. 10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야한다.
2. 10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할 필요없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