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태 자백 이끌어 낸 ‘프로파일러의 힘’

김길태 자백 이끌어 낸 ‘프로파일러의 힘’

입력 2010-03-15 00:00
업데이트 2010-03-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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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심리.행동 분석요원인 ‘프로파일러((Profiler)’가 부산 여중생 이모(13) 양 납치살해 피의자 김길태(33)의 굳게 다문 입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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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 프로파일러 권일용 경위  부산 여중생 살해 피의자인 김길태의 심문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프로파일러 권일용 과학수사센터 경위가 12일 심문과정에서 만난 김길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베테랑 프로파일러 권일용 경위
부산 여중생 살해 피의자인 김길태의 심문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프로파일러 권일용 과학수사센터 경위가 12일 심문과정에서 만난 김길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김이 범행현장에서 멀리 벗어나지 않고 은둔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검거에 일조한 프로파일러가 자백까지 이끌어냄으로써 이번 사건해결의 일등공신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포토] ‘짐승의 탈’ 쓴 김길태의 검거 5일간 모습들

 지난 10일 경찰에 붙잡힌 후 5일째 모르쇠로 일관하던 김이 범행을 자백하기 시작한 것은 14일 오후 3시10분께.

 이날 오전 9시부터 거짓말 탐지기를 동원한 가운데 2시간가량 진행한 조사에서 김이 이 양의 집 안방과 이 양이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곳의 사진을 보며 심하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자 프로파일러가 곧 투입돼 면담을 했고, 김은 면담중에 조사경찰관을 불렀다고 한다.

 김길태를 대상으로 한 심리전은 김을 붙잡은 다음 날인 11일부터 본격 시작됐다.

 김이 피해자나 사회구성원과의 공감능력이 떨어져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인물이라는 것을 간파하고, 그와 가장 가까운 친구를 만나게 했고 김은 이때 간간이 눈물을 흘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경찰은 김의 공감능력을 키우는 데 안간힘을 썼다.

 김의 영장실질심사가 끝난 12일 오후부터는 피의자 신문조서 작성을 그만두고, 프로파일러와의 면담 형식으로 조사를 진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덕분에 검거 초기 수사관과 단답식으로만 얘기하던 김이 점차 마음의 문을 열고, 교도소에서의 생활과 친구관계 등을 얘기하면서 웃기도 하는 등 감정표현을 자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14일 오전 거짓말 탐지기를 동원한 것도 프로파일러가 펼친 고도의 심리전으로 분석된다.

 거짓말 탐지기가 자신이 한 말을 ‘거짓’으로 판명하고, 거짓말을 할 때 자신의 뇌파 움직임이 급변하는 것을 직접 보도록 해 김이 체념할 수밖에 없도록 유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은 결국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피의자의 경우 점차 합리적인 언행을 하는 게 아니라 어느 순간에 모든 것을 자백하는 경우가 많다는 프로파일러 권일용 경위의 예측대로 5일간의 침묵을 한순간에 깼다.

 이 같은 프로파일러의 위력은 김이 이 양을 납치해 성폭행하고, 살해한 경위와 여죄를 모두 밝혀내사건을 마무리하기까지도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프로파일러는 2007년 3월 제주에서 실종됐다 40일 만에 시신으로 발견된 양모(9) 양 사건 때도 범인의 특성을 정확히 파악해 검거에 도움을 준 바 있다.

 이번에는 ‘혜진·예슬양 사건’으로 불린 안양 초등학생 살해사건의 범인 정성현을 비롯해 강호순,정남규 등 연쇄살인범의 여죄 자백을 이끌어내는 데 공을 세운 바 있는 경찰청 과학수사센터의 베테랑 프로파일러인 권일용 경위가 투입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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