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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투표 최하위 TK 민심, “내 맘 나도 몰라, 9일 대선 투표날에나 찍을 사람이 결정할 것 같다“

사전투표 최하위 TK 민심, “내 맘 나도 몰라, 9일 대선 투표날에나 찍을 사람이 결정할 것 같다“

김상화 기자
김상화 기자
입력 2017-05-05 14:41
업데이트 2017-05-05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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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의 텃밭’ 대구·경북(TK) 지역 민심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보수 후보에게 몰표를 몰아줬던 역대 선거와는 다른 양상이다.

지난 4일 19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됐지만, 마음 둘 곳을 확정하지 못해 표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지지 우세 속에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에 대한 동정론도 일고 있다. 젊은 층과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표심을 감춘 ‘샤이 문재인’과 ‘샤이(숨은) 안철수’ 등 숨은 지지층도 존재하는 형국이다.

그런 상황이 TK지역의 낮은 사전투표율로 반영된다는 분석이다. 사전투표 둘째 날인 5일 낮 12시 현재 대구의 누적 투표율은 14.22%로 전국 최하위를 기록했다. 경북은 18.31%로 전국 17개 시·도(평균 16.82%) 평균을 상회하지만, 광주(22.5%), 전남(23.7%), 전북(21.7%)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다.

9일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보수 회귀가 본격화되고, 홍 후보로 급 쏠림 현상은 나타내고 있다.

이모(54·달서구 도원동)씨는 “대통령 탄핵과 새누리당의 분당에 실망해 투표를 하지 않기로 했다가 결국 홍 후보를 찍기로 했다”고 말했다.

최근 지지후보를 안 후보에서 홍 후보로 바꿨다는 정 모(49·중구 동인동)씨는 “문 후보가 싫어 안 후보를 지지했으나 최근 홍 후보가 뜨는 것을 보고 지지 후보를 바꿨다”고 밝혔다.

안 후보에 대한 지지세는 아직 상당하다. 김모(62·수성구 황금동)씨는 “대구는 정서상 문 후보와 맞지 않는 것 아니냐. 그렇다고 실망만 안겨주는 한국당과 홍 후보를 찍을 수는 없다. 중도와 통합을 내세우는 안 후보가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고 지지 입장을 보였다.

유 후보는 바른정당 소속 의원 집단탈당의 역풍으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이모(58·수성구 범어동)씨는 “유승민 후보가 코너에 몰렸다. 우리 집 5표를 유 후보에게 몰아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모(37·달성군 화원읍)씨도 “우리 가족 유권자 4명 중 2명이 유 후모를 찍는다”고 말했다. 안동시외버스정류장에서 만난 40대 여성은 “유 후보가 여성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살 수 있는 나라 건설을 공약해 마음이 끌린다”며 “유 후보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경북의 분위기도 다르지 않다. 5일 이른 아침 사전투표를 했다는 김한수(63·회사원·포항시 대흥도)씨는 “우리 후보(TK 출신)가 없어 누구를 찍을까 갑갑해하다가 투표장에 나가니까 그래도 보수 후보밖에 없었다. 결국, 홍 후보를 찍었다”고 말했다. 동해안 최대 재래시장인 포항 죽도시장에서 수산물을 파는 이순녀(59·여)씨는 “그동안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한국당의 열렬 팬으로 실망한 것은 말도 못한다. 그렇다고 진보인가 뭔가 하는 후보를 찍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구미에서 개인택시 운전을 하는 김홍식(71)씨는 “‘박근혜 무능한 대통령’이라고 했던 홍 후보가 최근 박정희·박근혜 띄우기에 나서면서 보수층이 결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후보, 안 후보에 대한 지지 분위기도 만만찮다. 공단이나 학원 밀집지역에서 두드러진다. 구미공단 회사원 김미나(27·여)씨는 “주위에서 자유한국당과 홍 후보가 싫어 문 후보와 안 후보를 찍으려는 사람이 많다”고 했고, 경주 문산공단의 최영숙(53)씨는 “문 후보가 우리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어려운 상황을 가장 잘 대변해 줄 것 같다”며 투표했다고 말했다. 12개의 대학이 몰려 전국 최대의 대학가를 형성하고 있는 경산대 3학년인 우창민(29)씨는 “문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일자리를 많이 만들 것 같아 찍어 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영주에서 자영업을 하는 김원석(60)씨는 “아무래도 대선일 투표 직전까지 고민해 봐야 할 것 같다”며 고개를 저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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