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측 권력투쟁에 매몰” “유승민측의 패권정치”

“김무성측 권력투쟁에 매몰” “유승민측의 패권정치”

허백윤 기자
허백윤 기자
입력 2017-03-14 22:32
업데이트 2017-03-15 00:44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김무성 비대위원장 카드 놓고 바른정당 의총서 고성·충돌

바른정당 의원들이 당권을 두고 극한 대립으로 치달았다. ‘김무성 비상대책위원장’ 카드가 발단이 되었지만, 그동안 누적돼 온 당 ‘대주주’인 김무성 고문과 유승민 의원 측 의원들 간 불신과 주도권 다툼이 결국 폭발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중도 포기 이후 김 고문 측 의원들은 대선 재등판을 비롯해 ‘김무성 역할론’을 꾸준히 제기했다. 당의 위상을 살리고 보수의 승산을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라는 이유에서다. 저변에는 유 의원에 대한 불신이 깔렸다. 이번에는 김 고문을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 고문은 “백의종군하겠다”며 고사했다.

반면 유 의원 측에서는 “김 고문이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게 하자”며 비대위원장 대신 조기 선거대책위 체제로 전환해 선대위원장을 맡아 달라고 만류했다. 한편으로는 유 의원의 대선 행보에 호의적이지 않은 김 고문 측이 당을 장악하는 게 달가울 리 없는 속내도 있다.

김 고문과 유 의원은 지난 13일 저녁식사를 함께했지만 이어진 심야 의원총회에서 둘의 측근 의원들은 고성을 주고받으며 격하게 충돌했다. “나가, XX”, “이 XX”라는 욕설은 물론 “그동안 반 전 총장만 바라보다 허송세월 보내지 않았냐”(유 의원 측), “그렇게 낮은 지지율로 뭘 하겠다는 거냐”(김 고문 측)는 등 모욕적인 말들도 서슴지 않았다. 김 고문 측은 외부 영입 후보를 위해 경선 일정을 조정하자고도 했다. 세 시간 넘게 다툼이 이어졌지만 끝내 결론을 짓지 못했다. 14일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은 김 고문, 유 의원, 남경필 경기지사 등과 접촉해 다시 의견을 모으겠다며 애써 수습했다. 김 고문은 이날 “백의종군 입장에 변함이 없다”면서 “지금은 당이 단합하고 대선 승리를 위해 모두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밝혔다.

그러나 양쪽 모두에선 “갈 데까지 갔다”는 한탄이 나온다. 유 의원 측 의원은 “당을 위해서라면 빨리 후보를 확정해 총력 지원하는 게 최선인데, 김 고문 측에선 결국 대선 패배를 기정사실화해 놓고 향후 주도권을 위한 권력투쟁에만 매몰돼 있다”고 했다. 반면 김 고문 측 의원은 “유 의원 측에서 김 고문을 막기 위해 패권정치를 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정병국 전 대표는 “전략적 차원에서 생각의 차이가 조금 있는 것”이라면서 “큰 틀에서 통합을 해칠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2017-03-15 6면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