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우호조약 53주년 기념일인데 北 매체는 ‘침묵’

북중우호조약 53주년 기념일인데 北 매체는 ‘침묵’

입력 2014-07-11 00:00
업데이트 2014-07-11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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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신문 논설도 생략…中에 대한 불만 반영된 듯

북한과 중국의 대표적인 조약인 북중우호조약이 체결 53주년을 맞은 11일 북한 매체의 분위기는 조용하기만 하다.

김일성 주석(당시 내각 수상)은 1961년 7월11일 중국 베이징에서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와 상대 국가가 군사적 공격을 받으면 전쟁에 자동 개입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조중우호협력원조조약’을 체결했다.

이후 북한은 보통 북중우호조약 체결일에 양국 친선관계를 크게 부각했지만 올해는 당일 오전까지 북한 매체에서 관련 내용이 눈에 띄지 않았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자 2면에 최근 김 주석의 20주기를 맞아 방북한 중국의 항일열사 장울화의 아들이 김 주석을 찬양한 글에서 북중관계를 살짝 언급했을 뿐이다.

김정은 체제가 2012년 들어선 뒤 노동신문이 북중우호조약 기념일에 관련 논설을 게재하지 않기는 올해가 처음이다.

작년 7월11일 ‘반제자주와 민족적 번영을 위한 길에서’라는 논설은 북중우호조약 52주년을 맞아 “형제적인 중국 인민에게 따뜻한 인사를 보낸다”고 밝히고 북중관계 강화에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조선중앙TV도 분위기가 비슷하다.

지난해 북중우호조약 기념일에는 김일성 주석이 과거 마오쩌둥(毛澤東), 덩샤오핑(鄧小平) 등의 중국 지도자를 만난 장면을 담은 기록영화를 방영했다.

그러나 올해는 중앙TV가 이날 오전 소개한 방송순서에 양국 지도자의 친선을 부각한 내용이 들어 있지 않았다.

북중우호조약을 기념한 행사가 아직 보도되지 않은 점도 주목된다.

작년의 경우 우호조약 기념일을 하루 앞둔 7월10일 평양 옥류관에서 북중친선협회 위원장인 강하국 보건상과 류훙차이(劉洪才) 북한 주재 중국대사가 참석한 축하 연회가 있었다.

북한이 올해 북중우호조약에 신경을 별로 쓰지 않는 것은 중국 정부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보다 한국을 먼저 방문하는 등 중국의 대(對) 한반도 정책에 대해 나름의 시위를 벌인다는 분석이다.

더구나 7월 들어 북한 매체에서는 시진핑 주석에 대한 언급도 눈에 띄지 않고 있다.

작년 12월 중국통인 장성택 처형 등의 영향으로 올해 양국 간 고위급 접촉이 뜸해지고 북한이 러시아와 친선에 더 집중하는 분위기가 이어지는 셈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북중우호조약 기념일에 침묵하는 것은 중국의 대북정책에 대한 불만을 간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라며 “시진핑 주석의 한국 방문과 북핵 문제 정책 등에 반발해 중국을 압박하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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