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거리 1만㎞ 이상 개발목표… 단분리ㆍ유도제어기술 상당수준
북한이 국제적 고립을 감수하면서도 올해 2차례나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이유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능력 확보에 사활을 걸었기 때문으로 군 당국은 분석하고 있다.북한은 ‘실용위성’이라고 주장하지만 인공위성 발사체와 장거리 탄도미사일은 추진체와 유도조정장치 등 핵심 기술이 동일하다.
군 당국은 북한이 잇따라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면서 ICBM 개발 능력을 발전시켜 단분리ㆍ유도제어기술 등에선 상당한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했다.
북한은 1970년대 후반 ‘대륙간 탄도미사일 및 우주능력 발전 계획’을 수립한 이후 탄도미사일 개발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1980년대에는 사거리 300~500㎞의 스커드 미사일, 1990년대에는 사거리 1천300㎞인 노동 미사일을 개발했고, 2000년대에는 사거리 3천㎞ 이상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인 무수단(노동-B) 미사일을 실전배치했다.
이후 사거리 5천500㎞ 이상의 ICBM 개발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2009년 4월 은하 2호 로켓 발사 때는 1, 2단 분리에 성공해 3천800㎞를 비행, ICBM 개발의 완성단계에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장거리 탄도미사일은 추진시스템, 유도조정장치, 탄두, 재진입체로 구성된다.
북한은 3단 액체추진체를 사용하며 이번에 발사한 은하3호의 1단은 노동-B 4개, 2단은 노동-B 1개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로켓의 전체 사거리는 미국 서부지역까지 도달할 수 있는 1만㎞ 이상으로 추정됐다.
북한의 로켓 유도제어기술도 상당한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됐다. 북한은 2009년 4월 장거리 로켓 발사 때 기존의 추력벡터제어(TVC)에 추가해 자세제어장치(DACS)를 사용했는데 이번 로켓 발사 때도 이 기술이 적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또 북한은 1998년 최초의 다단 로켓인 대포동 1호를 발사한 이후 10여년 동안 단분리기술을 발전시켜왔고 어느 정도 성숙된 기술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군 당국은 평가하고 있다.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을 개발할 때 가장 어려운 기술로 꼽히는 재진입체 기술에서도 북한은 중거리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ICBM급 재진입체 기술을 확보하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군 당국은 예상했다.
ICBM은 대기권 재진입 때 최고 마하 20의 속도로 떨어지기 때문에 섭씨 6천~7천℃의 고열이 발생한다. 탄두가 이런 고열과 압력에 견딜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
우주발사체를 탄도미사일로 전환할 때 추가로 필요한 것은 탄두 재진입 기술로 ▲탄두 설계 및 장착 기술 ▲탄두 목표지점 투하를 위한 항법ㆍ유도장치기술 ▲탄두 재진입시 마찰열에 견디는 재료 기술 등이 있다.
ICBM은 핵 무기를 탑재하는 전략무기라는 점에서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 경량화 기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은 핵물질을 일시에 압축해 핵폭발을 유도하는 ‘내폭형 기폭장치’ 개발을 위해 1980년대 후반부터 100여 차례의 고폭실험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개발 중인 ICBM의 탄두중량은 650~1천㎏로 추정된다.
군 소식통은 “북한은 2차례 핵실험을 통해 핵폭발력과 핵탄두 소형화, 경량화 수준을 향상시켰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제한 뒤 “북한이 보유한 소형화 기술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없다”고 밝혔다.
국내 한 로켓 전문가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탑재하는 수준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소형화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한다”며 “파키스탄이 500~1천㎏로 소형화했다는 점에서 (커넥션이 있는) 북한도 1천㎏ 정도의 소형화는 가능하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