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표의 힘, 당신의 힘

한표의 힘, 당신의 힘

입력 2010-06-02 00:00
업데이트 2010-06-02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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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선거때 2~3%P차 선거구 400여곳…내고장 발전 vs 세금 낭비 가를 운명의 선택

1만 5794표 대 1만 5784표. 40.5% 대 40.4%.

지난 2006년 5·31 지방선거에서 충남 연기군수 선거는 단 10표가 승부를 갈랐다. 경남 창녕에서는 65표 차이, 역시 득표율 0.1% 포인트가 군수를 결정했다. 강원 화천 가선거구 기초의원 선거에서는 ‘거짓말처럼’ 딱 한 표 차이로 당선자가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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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6·2 지방선거… 참일꾼 3991명 뽑는 날 오늘은 지방선거 투표일이다. 앞으로 4년 동안 지방 정부와 의회, 교육자치를 이끌어갈 일꾼을 뽑는 만큼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1일 경기 부천역 앞에서 선거 출마자의 유세를 들으며 유권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오늘 6·2 지방선거… 참일꾼 3991명 뽑는 날
오늘은 지방선거 투표일이다. 앞으로 4년 동안 지방 정부와 의회, 교육자치를 이끌어갈 일꾼을 뽑는 만큼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1일 경기 부천역 앞에서 선거 출마자의 유세를 들으며 유권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4년 전인 제4회 지방선거에서 선정한 근소표차 선거구는 400여곳이나 된다. 선관위는 최대 2~3% 포인트 차로 당선된 지역을 근소표차 선거구로 꼽는다. 이들 지역은 “나 하나쯤이야.”라는 마음으로 투표를 포기한 유권자나 “그래도 내 손으로 뽑아야지.”라고 결심한 유권자가 몇 명만 더 있었다면 승패가 바뀌었을 곳이다.

선관위는 1일 한 유권자가 8표나 행사하는 이번 선거에서는 근소한 표 차로 승패가 결정되는 선거구가 더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 표의 위력’이 어느 때보다 크게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한 표의 힘은 후보자의 운명만 바꿔 놓는 게 아니다. 올바른 선택은 내 고장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지만 잘못된 선택은 내 세금만 축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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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의 나비 효과’는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와 서울신문이 공동으로 주최한 매니페스토 경진대회에서 수상한 기초자치단체들만 살펴봐도 알 수 있다. 주민들이 야간 및 토요·공휴일 민원 처리에 애를 먹었던 한 자치구에는 구청장이 바뀐 뒤 365일 24시간 운영하는 업무지원 시스템이 구축됐다. 점차 낙후해 가던 한 농촌 마을은 새 시장이 사이버시민을 모으겠다는 공약을 이행해 활력을 되찾았다. 전국에서 너도나도 ‘벤치마킹’하겠다고 나선 사례들이다.

반면 잘못 행사한 한 표는 ‘부정의 부메랑’이 돼 돌아온다. 선관위에 따르면 4년 전 지방선거로 선출된 기초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들 가운데 비리와 선거범죄 등을 저질러 직위를 박탈당하거나, 개인적 사정으로 사직해 재·보궐 선거가 실시된 지역이 331곳이다. 재·보궐 선거를 치르느라 들어간 선거비용은 403억 891만 5000원이나 된다. 경북 청도군에서는 군수를 두 번이나 다시 뽑았다. 부정선거운동 때문이었다. 특히 0.1%의 승부가 벌어졌던 충남 연기군과 경남 창녕군에서도 당선된 군수들이 금품살포, 부정선거, 뇌물 등의 범죄에 연루돼 각각 두 번씩 재보궐 선거가 치러졌다.

시장·군수들은 너나 없이 “예산이 없다.”고 아우성이지만, 도시와 농촌을 불문하고 매년 3000억~6000억원에 이르는 예산을 주무른다. 시·도지사가 편성하는 예산은 무려 5조~21조원이다. 적자는 중앙정부가 전액 보전해 주기 때문에 수시로 보도블록을 들어내고, 멀쩡한 청사를 허물고 다시 지을 수 있다. 지방의원들은 자기 사업을 하거나 직장을 다니며 연평균 4000여만원의 의정활동비를 받는 ‘신이 내린 직업’을 향유하면서도 좀처럼 단체장의 ‘전횡’을 막지 못한다.

‘선택의 날’이 밝았다. 유권자들은 8장의 투표용지로 지역일꾼 3991명을 뽑는다. 광역단체장 16명, 기초단체장 228명, 광역의원 680명, 광역비례대표 81명, 기초의원 2512명, 기초비례대표 376명, 교육감 16명, 교육의원 82명. 이들 중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이는 아무도 없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2010-06-0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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