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지스함 여 중사
우리 해군 이지스구축함의 정보통신체계를 담당하는 여군 부사관이 해군 여군 사상 처음으로 최고 수준의 국가기술자격인 ‘기능장’을 땄다.
해군은 12일 “7천600t급 이지스구축함 율곡이이함의 전산부사관인 유지현(33) 중사가 지난달 말 통신설비 기능장 시험에 합격했다”고 밝혔다.
해군이 2003년 10월부터 배출한 여군 부사관들 가운데 기능장을 취득한 것은 유 중사가 처음이다.장교나 부사관, 사병 등 여자 해군 전체를 통틀어 봐도 기능장을 딴 첫 사례다. 기능장은 기능계 국가기술자격으로는 가장 높은 등급으로,특정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전문지식과 실무 경험을 갖춘 전문가에게 부여된다. 산업기사나 기능사를 취득한 다음 실무에서 5년 이상 종사하거나 9년 이상 관련 업무를 해야 기능장에 도전할 수 있다.
해군은 “함정의 첨단무기체계를 직접 다루는 부사관의 전문성은 전투력의 핵심 요소”라며 “유 중사의 기능장 취득은 여군이 최고 수준의 업무 능력을 갖추고 전투력에 기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중사는 지난 3월 율곡이이함 네트워크 장비 운용 임무를 수행하던 중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기능장에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해군의 이지스구축함 2번함인 율곡이이함이 2010년 취역 이후 기능장 42명을 배출한 점도 유 중사가 기능장에 도전한 동기가 됐다.
함정이 출동하면 유 중사는 하루 8시간씩 당직을 맡고 남는 시간에 잠을 아껴 시험 공부를 했다.함정이 정박해 집으로 퇴근할 때는 초등학생과 유치원생 자녀를 재우고 밤늦도록 공부했다.남편인 한덕수 상사도 해군 해난구조대(SSU) 요원이어서 유 중사의 육아 부담을 덜어주기 어려웠다.
유 중사는 학창 시절 항공기 승무원이 되고 싶어 부산 동주대 항공운항과에 입학했으나 예비역 해군 원사인 아버지의 권유로 2003년 해군의 첫 여군 부사관이 됐다.해군 부사관이 될 때만 해도 통신설비 전문지식이 전혀 없었던 셈이다.
그러나 유 중사는 군수지원함 대청함,구축함 문무대왕함,해군작전사령부 정보통신대 등에서 통신설비 기술을 익히며 전문성을 쌓았다.휴식 시간을 쪼개 열심히 공부하며 정보처리 산업기사를 포함한 자격증도 5개나 땄다.
유 중사는 “해군 부사관은 기능 분야 전문가로서 전투기술 향상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며 “전문성과 기술력을 갖춘 정보통신 부사관으로서 부대 전투력에 기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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