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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설 이산상봉 일단 거부…추후 성사 가능성 남겨

北, 설 이산상봉 일단 거부…추후 성사 가능성 남겨

입력 2014-01-09 00:00
업데이트 2014-01-09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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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계절’ 언급…내부 정치적 상황도 감안한 듯

북한이 9일 설 이산가족 상봉 제안을 일단 거부하면서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고민스러운 속내를 노출했다.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이 이날 통일부에 보낸 통지문은 “남측에서 전쟁연습이 그칠 사이 없이 계속되고 곧 대규모 합동군사연습이 벌어지겠는데 총포탄이 오가는 속에서 상봉을 마음편히 할 수 있겠느냐”며 3월 초께 시작될 키 리졸브 한미합동군사연습을 설 상봉의 거부 이유로 지목했다.

또 “설은 계절적으로나 시간적으로 고려된다”고 밝혀 설을 전후로 한 시점이 가장 추운 계절이어서 고령 이산가족의 상봉에 부적합하고 시간상으로 촉박하다는 점을 꼽았다.

과거에도 남북 양측은 이산가족이 고령인 점을 고려해 될 수 있으면 겨울철 상봉을 피해왔다.

북한은 여기에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6일 신년기자회견에서 북핵문제와 장성택 숙청 사건 등을 거론한 것에 대해 “종래의 대결적 자세에서 근본적으로 달라진 것이 없는데 대해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뜻을 피력했다.

이처럼 설을 계기로 하는 상봉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지만 앞으로 상황에 따라 이산가족 상봉이 있을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북한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 조성을 언급한 상황에서 남측의 제의를 단칼에 거부하는데 부담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조평통 서기국은 “남측에서 다른 일이 벌어지는 것이 없고 우리의 제안도 다 같이 협의할 의사가 있다면 좋은 계절에 마주 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합동군사연습이 종료되고 북측이 원하는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실무회담도 함께 연다면 봄철에 이산가족 상봉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확인한 것이다.

특히 “설을 계기로 흩어진 가족, 친척 상봉을 하자는 남측의 제의가 진정으로 분열의 아픔을 덜어주고 북남관계 개선을 위한 선의에서 출발한 것이라는 좋은 일”이라며 이번 남측의 제안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하기도 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실무회담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 표명도 없는 상황에서 북한이 설 상봉 제안을 선뜻 받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이례적으로 좋은 계절에 보자는 뜻을 밝힌 만큼 상봉 카드는 살아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북한의 이번 통보가 남북관계의 현 상황도 감안했지만 내부적으로 장성택 숙청 이후 정리되지 않은 정치적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장성택 처형 이후 후속조치가 이어지고 있고 대남라인에도 장성택 계열 인사가 다수 포진됐던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이러한 상황을 정리한 이후에나 남북관계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에 따라 오는 3월 예정된 제13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와 제13기 1차회의를 통해 정치적 환경을 정리한 이후에야 북한이 남북관계 복원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이날 조평통 서기국 명의로 남측에 통지문을 보낸 것은 작년 장관급회담 수석대표의 ‘격’ 문제로 홍역을 치른 상황에서 앞으로 조평통 서기국이 통일부의 카운터 파트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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