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쿠데타설에 반격 노리는 비명...지도부, 통합에 방점

징계·쿠데타설에 반격 노리는 비명...지도부, 통합에 방점

김가현 기자
김가현 기자
입력 2023-10-05 18:42
수정 2023-10-05 18:42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체포안 가결 이후 내홍 잔불씨 여전
비명, 박광온 쿠데타설에 “징계해야”
친명, “5~6명 주동자에겐 조치 필요”
지도부, 분열 현실화 우려에 징계 신중

이미지 확대
이른바 ‘수박’으로 불리는 비명(비이재명)계로 거론되는 의원들을 분류한 사이트의 모습. ‘수박아웃’ 사이트 캡처.
이른바 ‘수박’으로 불리는 비명(비이재명)계로 거론되는 의원들을 분류한 사이트의 모습. ‘수박아웃’ 사이트 캡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가 빚은 당 내홍은 영장 기각 이후 소강상태지만, 갈등의 잔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다. 당 지도부가 가결표를 던진 의원들에 대한 징계 논의를 고심하는 가운데 비명(비이재명)계의 반격도 만만치 않아 긴장상태는 여전하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정호 민주당 의원이 유튜브에서 ‘전임 원내대표인 박광온 의원이 체포안 표결 전 쿠데타를 계획했다’는 식의 가설을 제기한 가운데, 송기헌·김영진 의원이 전날 의원총회에서 이를 직접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 의원은 전 원내수석부대표, 김 의원은 당대표 정무실장이어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 당일에 박광온 의원과 이 대표가 대화를 나눈 상황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다.

김 의원은 이후 소위 박광온 쿠데타설에 대해 당사자인 박 의원에게 사과하면서 사건은 일단락된 모양새지만, 비명계는 ‘가결표 징계’에 이어 ‘쿠데타설’까지 제기되자 불편한 심기를 보이고 있다.

한 비명계 의원은 5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박 의원의 쿠데타설은 완전히 정신 나간 이야기”라면서 “오히려 (가결표가 아니라) 그런 주장을 한 것에 대해 징계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이어 “가결표에 대해서는 윤리심판원에 갈 요건이 충족되지 않아서 징계할 수 없다. 만약 징계한다면 권력을 남용하는 것”이라면서 “징계를 시도하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은 가결표를 던진 의원 중 ‘일부’에 대해서라도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당내 강성 모임인 ‘처럼회’ 소속 한 의원은 “가결표나 기권·무효표를 던진 분들의 인원이 꽤 많기 때문에 이들 모두를 배제해서는 안 된다”면서도 “5~6명 정도의 핵심적인 역할을 한 주동자들은 차제에 정리해야 하지 않나”라고 밝혔다.

가결투표를 ‘해당 행위’로 규정한 당 지도부에서도 실제 징계만큼은 신중하게 접근하는 모습이다. 최고위원회가 윤리심판원에 직권조사를 요청하면 윤리심판원에서 징계절차 개시 여부를 논의하게 되는데, 아직 최고위는 직권조사를 요청하지 않은 상태다.

일부 의원들에 대해 징계를 시도할 경우 비명계뿐 아니라 중립적인 의원들까지 반발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판단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징계를 시작으로 당내 분열이 가시화될 경우 총선 승리는 요원해진다는 셈법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홍익표 신임 원내대표도 갈등 수습과 단합에 방점을 찍고 있다. 이 대표도 건강을 회복해 당무에 복귀하면 당을 통합하고 안정시키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 대표가 마음만 먹으면 독자적으로 ‘비상 징계’를 요청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가수 유승준의 한국비자발급 허용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가수 유승준이 한국 입국비자 발급을 거부한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낸 세 번째 소송에서도 승소했다. 다만 이전처럼 주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이 법원 판단을 따르지 않고 비자 발급을 거부할 경우 한국 입국은 여전히 어려울 수 있다. 유승준의 한국입국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1. 허용해선 안된다
2. 이젠 허용해도 된다
3. 관심없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