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입맛대로” “국회가 이중 검증”… 공수처장 임명방식 논란

“대통령 입맛대로” “국회가 이중 검증”… 공수처장 임명방식 논란

신형철 기자
입력 2019-12-24 22:56
업데이트 2019-12-25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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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감시 vs 정적 제거… 뜨거운 공수처

“與 1명 추천… 대통령 임명권 가지면 안 돼”
“인사청문 거쳐 국회가 선출” 공정 의견도


檢, 공수처 검사에 민변 출신 변호사 경계
“정치적 변질 위험성… 또 다른 檢 조직” 우려
최종안에서 빠진 기소심의위는 이견 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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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필리버스터가 진행됐다. 첫 주자로 나선 자유한국당 주호영 의원은 3시간 59분 동안 단상에 섰다.  뉴스1
24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필리버스터가 진행됐다. 첫 주자로 나선 자유한국당 주호영 의원은 3시간 59분 동안 단상에 섰다.
뉴스1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 당권파·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합의안을 통해 만들어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대한 평가가 정반대로 나뉘고 있다. 기소권과 수사권을 독점해 온 검찰의 횡포를 견제할 ‘권력 감시기관’이라는 평가와 대통령의 권력을 극대화할 ‘정적 제거기관’이라는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가장 논란이 되는 지점은 공수처장 임명 방식이다. 합의된 공수처법에 따르면 공수처장은 여야·법조계 인사로 꾸려진 추천위원회가 위원 7명 중 6명의 찬성으로 2명을 추천하면 대통령이 그중 1명을 택하고,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하도록 했다.

김성천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추천위원회에서 두 명을 추천하더라도 한 명은 여당이 추천한 사람일 것이고, 그러면 대통령이 그 사람을 고르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도 “공수처장이 대통령의 간섭에서 벗어나려면 대통령이 임명권을 가지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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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주자인 더불어민주당 김종민(오른쪽 두 번째) 의원이 주 의원보다 32분 길게 연설한 뒤 동료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뉴스1
두 번째 주자인 더불어민주당 김종민(오른쪽 두 번째) 의원이 주 의원보다 32분 길게 연설한 뒤 동료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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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공수처법에 설계된 내용만으로도 공정하게 공수처장을 임명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여야가 중심이 돼 두 명을 추천하면 대통령이 한 명을 고르고 이를 국회가 다시 인사청문회로 검증하는 이중구조를 갖췄다”면서 “국회가 실질적으로 선출하고 대통령은 임명장만 주는 형식”이라고 설명했다.

공수처 검사 임명 조건을 두고서는 공수처가 ‘정치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공수처법에 따르면 공수처 검사는 ‘검사와 변호사 자격을 보유한 10년 이상의 경력자로 재판·조사·수사 업무를 5년 이상 수행한 사람’이 하도록 정했다. 이 때문에 각종 사회적 기구에서 조사 업무를 담당했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출신 변호사가 공수처 검사로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온다. 검찰도 이 부분을 가장 경계하고 있다.

전 교수는 “수사 전문가(검찰)가 아닌 사람이 수사를 하면 정치적으로 흐를 위험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임 교수는 “공수처의 목적은 검찰 일변도 수사에서 벗어나는 것”이라며 “대통령으로부터 독립이 보장되기 때문에 정치적 중립성이 확보될 것”이라고 밝혔다.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이 대표 발의한 공수처법안에 담겼다가 최종안에서 빠진 기소심의위원회에 대해서는 오히려 전문가 사이에서 논란이 별로 없다. 법률 비전문가가 기소 여부를 심의하는 게 맞지 않다는 것이다. 당초 기소심의위원회는 공수처의 무리한 기소를 막기 위해 고안됐다.

김 교수는 “법적 판단은 최종적으로 법률 전문가가 해야 한다”면서 “기소심의위원회가 기소 여부를 결정하면 오히려 왜곡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임 교수도 “검찰에는 기소심의위원회라는 게 없는데, 공수처에만 만든다면 평등 원칙에 위반된다”고 강조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2019-12-2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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