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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TV토론이 쏘아올린 ‘항문침’ 뭐길래 [김유민의돋보기]

국민의힘 TV토론이 쏘아올린 ‘항문침’ 뭐길래 [김유민의돋보기]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21-10-07 08:34
업데이트 2021-10-07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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劉 “항문침 전문가 모른다고 거짓말”
尹 “만난 적 없고 몰라…말 조심하라”
‘항문침 특허’ 이병환 침구사 “모독”

유승민 윤석열
유승민 윤석열 KBS 뉴스 캡처
국민의힘 대권주자들 간에 손바닥 ‘왕(王)’자 논란에 이어 이번에는 ‘항문침 전문가’를 아느냐를 두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유승민 후보는 지난 5일 국민의힘 예비경선 6차 토론회에서 윤석열 후보에게 “이병환이라는 사람을 만나본 적 있나. 이상한 특정 부위에 침을 놓는 사람이다”며 항문침 전문가로 알려진 이씨와의 관계를 물었다. 지난 3~5차 TV토론 당시 윤 전 총장 손바닥에 있던 왕(王)자 글씨 논란을 환기하며 역술인 등과 친하게 지낸다는 의혹을 이어가려는 것으로 해석됐다.

윤석열 후보는 “만난 적 없다. 모른다”고 답했으나, 토론이 끝난 후 유승민 후보에게 가 “이렇게 하면 안 된다. 확인되지 않은 걸 갖고 자꾸 이런 식으로 하니까 문제 되는 거다. 조심하라”고 경고했다. 유승민 후보는 “의혹 보도가 나왔는데 뭘 하면 안 된다는 건가”라며 “당신이 뭔데 조언을 하나”라고 맞서며 언성이 높아졌다.

이 과정에서 윤석열 후보가 유승민 후보를 향해 삿대질을 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윤석열 캠프는 6일 입장을 내고 “유 후보의 가슴팍을 밀었다는 등의 보도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면서 악수를 하면서 “정법이라는 분이 어떤 분인지 한번 보시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어 “토론에서 나온 얘기 가지고 굳이 따지거나 항의할 이유도 없고 지금까지 그런 적도 없다. 유 후보가 그게 무슨 상관이냐며 악수한 손을 뿌리치고 갔다”고 유감을 표했다.

그러자 유승민 캠프는 “상황을 모면하려 매번 내놓는 거짓말, 이제 그만하라”고 맞받았다. 유승민 캠프는 “윤 후보와 악수하고 지나가려고 했으나 대뜸 ‘정법은 그런 사람이 아니다. 정법에게 미신이라고 하면 명예훼손 될 수도 있다’며 면전에 손가락을 흔들며 항의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유 후보는 토론회에서 ‘정법’을 거론한 적도 없는데, 대체 ‘정법’은 또 누구냐”고 되물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6월9일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 개장식 겸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선생 기념관 개관식에 참석하고 있다. 빨간 동그라미 속의 인물은 항문침 전문가 이병환씨로 이날 윤 전 총장의 일정에 참석했다. 2021.10.6/뉴스1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6월9일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 개장식 겸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선생 기념관 개관식에 참석하고 있다. 빨간 동그라미 속의 인물은 항문침 전문가 이병환씨로 이날 윤 전 총장의 일정에 참석했다. 2021.10.6/뉴스1
‘항문침 전문’ 이병환 “왜 내 이름을”
“단순 포착 아닌 수행”vs“정치공세”

이병환씨는 최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자신을 “침구사 자격을 국내외에서 받고 항문 침구개발 특허권자요, 뇌신경을 살리는 항문침을 연구하는 봉사쟁이”라고 소개했다.

유승민 후보는 윤석열 후보가 지난 6월9일 우당 이회영 기념관 개관식에 참석했을 당시 이병환씨가 포착됐다며 “윤석열 후보를 밀착 수행하면서 내빈과 인사를 시키고, 단상에 오르는 윤 후보의 옷 매무새를 가다듬어 주고, 수시로 얘기를 나누는 장면들에 심지어 경호까지 하는 장면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병환씨는 “우당 기념관에서 어설프기 짝이 없는 윤석열 후보 주변을 보며 잠시 나섰던 것이 카메라에 드러난 것”이라며 “이름도 모르고 성도 모를 나와 항문침을, 묻고 또 묻고, 왜 내 이름을 함부로 거론하여 모독하느냐”라고 반박했다. 이어 이씨는 “마치 내가 주술사나 사이비 치료사인것처럼 온 국민이 보고 계시는 TV토론에서 이병환과 항문침을 꺼내어 망신을 주는, 심각한 명예훼손을 왜 하시는 건가”라며 발끈했다.

윤석열 캠프는 “이병환이라는 사람을 전혀 알지 못한다. 아니면 말고 식 정치 공세”라고 반박했다. 이병환씨는 그동안 여러 정치인들과 함께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유승민 캠프는 유승민 후보의 경우 단순 사진을 찍은 것이고, 윤석열 후보의 경우 유씨가 수행까지 한 게 문제라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이병환씨 항문침 특허 정보
이병환씨 항문침 특허 정보
‘항문침’ 특허 실제로 존재…현재는 소멸
‘항문침’ 특허는 실제로 존재했다. 2019년 한 기사에서 이병환씨는 ‘세계침구의학 전문가’로 소개됐다. 이씨는 이 기사에서 “세계 최초 ‘항문침(뇌신경 마비 치료 또는 중풍 치매 예방 및 치료용 항문침 침구)’ 특허개발로, 치료와 예방이 거의 불가능한 중풍(뇌혈관질환), 치매의 치료에 새로운 희망을 주고 있다”라고 자신을 홍보했다.

이병환씨가 낸 ‘항문침’ 특허는 현재 유지료를 안 내서 소멸된 상태다. 특허 내용을 보면 항문침은 시술자의 손가락에 감싸서 장착되는 밴드부와 상기 밴드부에 고정되는 침과 상기 침이 고정된 밴드 부 외부의 손가락을 감싸는 탄성 커버를 포함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손가락이 항문에 삽입되는 과정에서 침에 의한 항문이나 대장의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상기 침을 감싸는 완충수단과 침의 길이 방향으로 이동을 방지하기 위한 스토퍼를 더 포함하며, 상기 밴드부는 손가락에 장착시 상기 침이 상기 손가락 끝을 벗어나지 않는 부위에 장착한다.

이병환씨는 특허에서 “환자의 항문을 통해 중추 신경에 접근 하여 시침이 가능하여 중풍과 같은 뇌신경 이상으로 발생하는 질환의 예방 및 치료가 가능한 침기구를 제공하는 데 있다”라고 그 목적을 적어냈다.
항문침 특허 속 시술 모습 도면
항문침 특허 속 시술 모습 도면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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