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내부 ‘李 사면론‘ 논란 전망
이원욱 “사면 필요성 아주 강력히 존재”
이낙연 “각계에서 의견 나오는 것 안다”
이탄희·정의당 “어처구니가 없다” 비난
靑 “이 부회장 사면 검토할 계획 없다”
이낙연 경총·중기중앙회 연달아 방문이낙연(오른쪽)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서울 마포구 한국경영자총협회를 방문해 손경식(가운데) 경총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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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캠프의 핵심인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의원은 4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반도체 수급 상황과 미국에 대한 투자 등을 볼 때 이 부회장의 사면 필요성이 조금 있는 정도가 아니고 아주 강력히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뿐만 아니라 정 전 총리의 측근 의원들 중 상당수가 공감대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의원은 “캠프에서 논의된 것이 아니며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해명했다. 정 전 총리는 대기업 출신이어서 캠프 역시 친기업 마인드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종부세 부과 기준 완화에도 가장 적극적이다.
이 의원의 주장이 전해지자 민주당은 술렁거렸다. 지도부의 한 관계자는 “전부 이 의원 개인 의견이다. 당이 검토 여부 등을 코멘트할 만한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탄희 의원은 SNS를 통해 “(이 부회장 사면을) 반대한다. 이유는 딱 하나, 법 앞의 평등”이라며 “경제에 도움이 될지도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정의당도 논평을 내고 “어처구니가 없다”고 비난했다.
정 전 총리의 경쟁자인 이낙연 전 대표는 “대통령 고유 권한이라 말씀을 자제하겠다”면서도 검토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이 전 대표는 “각계에서 여러 의견이 나오는 것으로 안다”면서 “정부도 필요한 검토를 언젠가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4·7 재보궐 선거 패배 이후 잠행하던 이 전 대표가 이날 경제단체를 찾는 것으로 공개 일정을 재개한 점도 의미심장하다. 그는 중소기업중앙회와 한국경영자총협회를 찾아 “청년 취업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하며 방문 이유를 밝혔다. 이 전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은 “오늘의 메시지는 경제”라고 했다.
대선 캠프 분위기와 달리 청와대는 이 부회장 사면을 검토할 계획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사면을 검토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는가’란 질문에 “현재로서도 이전과 마찬가지 대답”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7일 “(경제 5단체의) 이 부회장 사면 건의와 관련, 검토한 바 없으며, 현재로서는 검토할 계획이 없다”고 했던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는 “총리로 임명되면 경제계와 시민단체, 정치권 등에서 여러 의견을 들어 대통령께 전달하겠다”고 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2021-05-05 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