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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승부수 이틀 만에 자충수 됐다… 리더십 최대 위기

이낙연 승부수 이틀 만에 자충수 됐다… 리더십 최대 위기

기민도, 손지은 기자
입력 2021-01-03 21:20
업데이트 2021-01-04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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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최고위 ‘MB·朴 사면’ 제동

李, 통합의 정치 부각해 지지율 반등 시도
당내 반발에 사면 카드 접어 정치적 타격
사면론 확대 재생산되며 발목 잡을 수도
이재명측 “통합과 봉합은 달라” 사면 반대
더불어민주당 이낙연(오른쪽) 대표가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오영훈(왼쪽) 대표비서실장과 함께 자신의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 대표, 김태년 원내대표, 최고위원들이 참석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오른쪽) 대표가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오영훈(왼쪽) 대표비서실장과 함께 자신의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 대표, 김태년 원내대표, 최고위원들이 참석했다.
연합뉴스
새해 첫날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을 꺼내 정치권을 술렁이게 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이틀 만에 “당사자의 반성이 중요하다”며 물러난 것은 예상치 못한 거센 반발 여론 때문으로 풀이된다. ‘통합의 정치’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친문(친문재인)은 물론 당 안팎에서 반대 목소리가 쏟아지자 사면론을 끌고 가는 건 정치적 득보다 실이 훨씬 더 크다고 본 것이다. 여당 대표이자 유력 대권주자가 ‘정치적 승부수’로 전직 대통령 사면을 띄웠다가 이틀 만에 거둬들인 모양새가 되면서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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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지도부는 3일 간담회에서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과 관련해 ‘국민의 공감대’와 ‘당사자들의 반성’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 대표의 사면론에 몇 가지 조건을 붙인 형태이지만 사실상 ‘사면론 철회’로 풀이되는 부분이다. 이·박 전 대통령의 반성과 국민적 공감대 모두 한동안은 충족될 가능성이 희박한 조건이기 때문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최고위원은 “대표가 말한 적절한 시기가 지금은 아니고, 14일 판결까지는 기다리자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의원은 “지도부가 질서 있게 가자고 정리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도 당분간 사면을 다시 언급하기 어려워진 분위기다.

이 대표는 진보진영의 요구인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제정하고 보수진영의 요구인 전직 대통령 사면까지 주도하면서 ‘통합의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해 10% 중반에 갇힌 지지율 반등을 시도하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연초 실시된 대선 여론조사 11곳(2020년 12월 26일 이후 조사) 중에서 단 한 곳에서도 1위를 차지하지 못했다. 특히 호남 출신인 이 대표에게 사면론은 자신에 대한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대구·경북에서 지지율을 끌어올릴 카드로 여겨졌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대표의 승부수는 당내 지지자들과 민주당 의원들의 반발만 사고 ‘헛발질’로 마무리되는 수순이다. 이 대표로서는 적잖은 정치적 부담을 지게 됐다. 당 안팎의 여론을 재빨리 수용하긴 했지만 ‘안정감’이 장점으로 뽑힌 대권주자로서 발언이 신중치 못했다는 비판은 계속 따라다닐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대표는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국정조사를 말했다가 오히려 야당에서 환영의 뜻을 밝히자 이를 철회하기도 했다. 특히 사면론은 한동안 이 대표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대법원의 판결을 기다려 보겠다”고 한 만큼 당장 14일 판결 이후 사면에 대한 입장을 재차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대법원 판결 이후에도 사면 여론이 찬성으로 돌아서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재명 경기지사는 기존의 사면 반대 입장에 변함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지사 측은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으로 정치적으로 왈가왈부할 일이 아니기에 입장을 내지 않을 것”이라며 “통합과 봉합은 다르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2021-01-04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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