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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뼈아픈’ 대선평가…“전략·공약 부족, 安風 2.0 실패”

국민의당 ‘뼈아픈’ 대선평가…“전략·공약 부족, 安風 2.0 실패”

입력 2017-09-01 14:03
업데이트 2017-09-01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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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보고서…“모호한 자강론에 영호남 모두 외면, 스윙보수층 흡수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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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손금주 수석대변인이 1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19대 대통령선거 당 평가위원회가 작성한 대선평가보고서 원본을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 손금주 수석대변인이 1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19대 대통령선거 당 평가위원회가 작성한 대선평가보고서 원본을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이 1일 대선평가위원회가 작성한 ‘19대 대통령 선거 평가보고서’를 공개하며 뼈아픈 ‘자기반성’을 했다.

대선평가위는 대선 후보였던 안철수 대표는 물론 중앙선대위가 전략·공약, 홍보·메시지 전략을 펴는 데 부족함이 있었고, 원활한 소통이 이뤄지지 않은 점도 대선 패배의 한 원인으로 지적했다.

그러면서 “결국 2012년 안풍(安風·안철수 바람)을 재현하려 했지만, 본선 국면에서는 ‘안풍 2.0’을 일으켜 투표로 이어가는 데 실패했다”고 자성했다.

◇ “安, ‘MB아바타’ 이미지 강화”…전략 실패

대선평가위는 먼저 “안 후보가 대통령선거에서 어떻게 이길 것인가에 대한 전략을 확실하게 보여주지 못했다”며 “더 중요한 것은 안 후보가 정책에 대한 철학을 확고하게 보여주는 데 부족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보다는 자유한국당과 각을 세우는 전략이 필요했는데, 안 후보가 ‘각 세우기’에서 효과적인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점도 지적됐다.

평가위는 “5월 9일 대통령선거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따른 보궐선거이자 ‘촛불대선’인데 이에 적합한 전략과 홍보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2017년 조기 대선의 핵심 슬로건은 ‘촛불혁명’과 ‘적폐청산’이었으나 안 후보는 이러한 메시지로부터 계속 일정한 거리를 뒀다”고 꼬집었다.

홍보와 메시지 전달과 관련해선 “이전 정부의 정책들에 대한 입장이 불분명했고, 개념이나 철학적 이해, 가치관의 정립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로 대선을 치렀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런 상황이 선거 막판까지 이어지면서 TV 토론에서 안 후보의 핵심적 약점으로 부각됐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안 후보는 TV 토론을 통해 오히려 아무런 가치를 갖지 않고 내용도 없는 ‘중도’를 표방함으로써 오히려 ‘MB아바타’라는 이미지를 강화했고, 적폐청산에 반대한다는 이미지, 대북정책과 대외정책에 대해 비판은 하지만 대안은 없다는 이미지를 심어줬다”고 덧붙였다.

◇ “모호한 자강론, 영호남서 외면”…정책도 문제

보고서는 ‘자강론’을 앞세운 중도 정체성 및 정책 공약에서도 문제가 적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당 중앙선대위의 정책과 공약을 평가하면서 “‘미래’라는 슬로건을 선점했지만, 후보의 정책과 공약에 잘 스며들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또 “안 후보의 자강론이 지지의 확장이 시급한 시점에서 별반 새로울 것이 없는 허무한 구호로 작용했다”는 지적도 했다.

오히려 자강론이 당과 후보의 이념적 및 정책적 스탠스(입장)를 모호하게 하면서 호남과 영남 모두로부터 외면받는 최악의 결과를 초래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이어 “보수와 진보 사이에서 양다리를 걸치는 기회주의적 태도라는 비판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자강론에 대해서는 “통합적 ‘세력연합’에 대해 스스로 문을 닫아버리고 대선을 치르게 됐다”고도 비판했다.

정책 준비 자체가 부실했다는 자성도 나왔다.

보고서는 “유치원 공약의 경우 복잡하고 바쁜 선거 과정에 일어난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다”며 “유권자의 반대가 극심한 사안을 면밀히 검토하지 않았고, 논란에 대한 대처도 부족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에 대해 후보가 입장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당과 상의를 충분하게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전략 결정 외부 컨설팅 업체에”…‘박지원 상왕론’도 언급

보고서는 선대위 역시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지역위원장들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115명의 응답자 중 106명이 대통령 후보와의 소통이 원활하지 못했다고 응답했다”며 소통에 문제가 있었다고 진단했다.

특히 “여러 정황으로 볼 때, 경선 때부터 중요한 전략 결정은 외부 컨설팅업체에 의존했다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 업체가 안 후보와 단순한 거래 관계인지 ‘이너서클’이라 불릴 만큼의 조직인지는 알 수 없지만, 캠프 내에서도 외부업체에 전략 전체를 의존하는 것에 불만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나 후보는 이러한 지적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끝까지 이 컨설팅업체

의 전략에 의존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홍보 분야에서도 “안 후보의 캠프는 당내 경선에서 후보가 확정될 때까지 본선 홍보에 아무런 대책을 갖고 있지 않았다”며 “결과적으로 선거를 얼마 남기지 않은 시점에 정치홍보 경험이 전혀 없는 이제석이라는 개인에게 선거와 관련된 모든 홍보를 맡기고 전권을 부여하는 사태로 이어졌다”고 썼다.

‘박지원 상왕론’ 대응과 관련한 평가도 있었다.

평가위는 “경쟁 정당과 후보자들이 박지원 상왕론과 같은 프레임을 가동할 때조차도 안 후보의 리더십은 전혀 발휘되지 못했다”며 “박지원 공동선대위원장은 오히려 호남에서 평양 특사와 통일부 장관 임명을 강변함으로써 상왕론 프레임을 강화해주는 전략적 오류를 범했다”고 밝혔다.

선대위나 캠프의 SNS 활용에 대해서도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에는 소위 ‘문빠’로 불리는 팬덤이 큰 역할을 했지만, 안 후보의 경우 충성파가 부족해 SNS에서 밀렸다”고 분석했다.

선대위의 검증능력 부족으로 ‘네거티브전’에서 밀렸다는 지적도 나왔다.

보고서는 “제보조작 사태에서도 드러났듯이 보고체계가 허술할 뿐 아니라 이런 제보를 선거에 활용하는 전략적 판단에도 문제가 있었다”며 “전략적으로 필요한 (다른) 네거티브 소재 발굴에 실패한 것도 문제”라고 진단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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