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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잇단 미국인 억류…대미 ‘인질외교’ 포석?

北, 잇단 미국인 억류…대미 ‘인질외교’ 포석?

입력 2017-05-08 09:50
업데이트 2017-05-08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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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이달 들어 미국 국적자의 억류 사실을 잇달아 공개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7일 “공화국(북한) 해당 기관에서는 평양과학기술대학 운영 관계자로 사업하던 미국 공민 김학송을 반공화국 적대 행위를 감행한 혐의로 공화국 법에 따라 6일 억류했다”고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지난 3일에는 “해당 기관에서는 평양과학기술대학에 회계학 교수로 초빙되었던 미국 공민 김상덕이 적대적인 범죄행위를 하였으므로 공화국 법에 따라 그를 4월 22일 8시 평양국제비행장에서 단속했다”고 전했다.

북한이 억류하고 있는 외국인 중 미국 국적자는 김학송·김상덕 씨를 포함해 한국계인 김동철 목사, 대학생 오토 웜비어까지 모두 4명이다.

웜비어와 김 목사는 지난해 3월과 4월 각각 15년과 10년의 ‘노동교화형’(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북한의 거듭되는 미국인 억류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한 ‘인질외교’ 포석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대미 협상의 돌파구를 열기 위해 ‘인질외교’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것 같다”며 “과거에도 자국민 보호를 우선시하는 미국을 상대로 인질외교를 펼쳐 재미를 본 적이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북한은 미국과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한 1990년대부터 전직 대통령 등 미국 고위인사의 방북이 이뤄진 뒤에야 미국인을 풀어주는 패턴을 반복해왔다.

북한은 2009년 8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과 면담한 이후에야 5개월 전 억류했던 로라 링과 유나 리 등 미국인 여기자 2명을 석방했다.

2010년 8월에는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방북해 8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은 아이잘론 말리 곰즈를 미국으로 데려왔다.

북한은 또 2014년 11월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장이 방북해서야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와 매튜 토드 밀러를 풀어줬다.

북한의 대미 협상 실무자인 최선희 외무성 미주국장과 미국 민간 전문가들과의 접촉이 예정된 상황에서 북한 당국의 미국인 억류는 더욱 눈길을 끈다.

공교롭게도 북한이 김학송 씨의 억류 사실을 공개한 7일 최선희는 중국 베이징을 경유해 유럽으로 출발했다.

최선희는 8일과 9일 노르웨이에서 미국 민간 전문가들과 협의를 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이번 북미 간 협의에서 미국인 억류문제가 거론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편 북한은 최근에 억류한 김학송·김상덕 씨를 상대로 “해당 기관에서 구체적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밝힌 ‘해당 기관’은 국가보위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미국인 등 외국 국적자를 억류할 때면 항상 체포 이유로 ‘적대 행위’를 거론했으며, 적대 행위 조사는 방첩기관인 보위성의 소관이다.

북한 보위성은 지난 5일에는 대변인 성명을 통해 “한·미 정보당국에 매수돼 생화학물질 등을 이용한 김정은 암살을 시도했던 러시아 파견 임업 노동자 김모 씨를 체포했다”는 내용의 대변인 성명을 발표했다.

보위성이 이처럼 ‘적대 행위’ 혐의가 있는 미국인을 조사하고, 최고존엄 암살을 모의했다며 ‘테러범’을 체포하는 등 체제 수호에 열심인 모습을 두고 노동당 조직지도부의 집중 검열로 땅바닥에 떨어진 위상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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