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분 회동…朴대통령 ‘국회 추천 총리’ 수용엔 “위기 모면 시도”
문재인 견제효과 날까…비상시국회의 고리로 비문진영 모아낼지 주목‘신중 기조’ 文과는 달리 12일 광화문 촛불집회 참가키로

악수하는 안철수-박원순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오른쪽)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만나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또한, 오는 12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리는 촛불집회에도 참석하기로 했다.
안 전 대표와 박 시장은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50분 정도 회동을 하고 이 같이 인식을 공유했다.
안 전 대표와 박 시장은 박 대통령의 ‘국회 추천 총리’ 수용에 대해서는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시도로, 혼란을 방치하는 일”이라며 입을 모았다며 박 시장 측 김주명 미디어특보가 회동 후 기자들에게 전했다.
이번 회동은 ‘최순실 정국’에서 양측이 모두 박 대통령의 퇴진을 주장하며 강경대응에 나서면서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더구나 양측 모두 참여 범위를 달리하지만 비상시국회의 구성을 주장한 공통분모도 갖고 있다. 안 전 대표는 여야 지도자, 박 시장은 야당 지도자 및 사회 지도자를 각각 참여 범위로 설정하고 있다.
특히 이번 회동은 의도와 관계없이 야권 대선주자군 중 지지율 선두를 고수하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자연스럽게 견제하는 측면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안 전 대표와 박 시장이 들끓는 야권 지지층과 보조를 맞추며 선명성을 내세우면서 박 대통령의 퇴진에 대해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문 전 대표와의 차별성을 부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안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14개월 남은 이 기간에 총리가 책임을 맡는다는 것도 옳지 않다”면서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 오랜 기간 나라 이끌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만약 이끈다 하더라도 심각한 격차 해소나 위기관리 문제를 해소하고 외교적 공백을 메우기엔 턱없이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더 큰 위기에 빠질 것으로, 가장 빨리 사태 수습하고 혼란 막는 길은 대통령이 물러나고 빨리 새로운 리더십 세우는 방법 밖에 없다는 게 저와 박 시장의 공통의견”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여야 지도자 회의를 마련하기 위해 많은 분을 만나 뵙고 상황 인식공유 및 해법 모색의 기회를 가질 것”이라며 여권 인사들도 만나고 있다는 점을 밝혔다.
조기 대선에 대해선 “지금은 대선을 이야기하기보다 어떻게 이 상황을 빨리 수습하는지에 모든 초점을 맞춰야 한다”면서 “다음은 모두 헌법 규정에 따르면 된다”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지금 대한민국은 절박한 위기에 처해 있다, 국정이 완전 공백 상태인 이 혼란 상태에 있다”면서 “지금 국민의 요구는 한마디로 대통령이 즉각 물러나라는 것으로, 정치는 국민 뜻을 받아들이고 그걸 실행하는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지금 이런 엄중한 상황에서 우리 정치적 이해득실이나 정파적 고려는 있어선 안 된다고 본다”면서 “정치권이 더 이상 머뭇거려선 안 된다. 뜻을 같이하는 정치인들이 함께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야가 함께하는 큰 틀의 회의는 안 전 대표가 제안했는데 저는 먼저 야권의 정치지도자 및 사회 지도인사들이 먼저 힘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면서 “지금 국민 정서로는 대통령의 즉각 사임과 동시에 새누리당에 대한 책임 추궁도 함께 들어 있어서 처음부터 여야가 함께 하는 것은 다음 단계서 논의될 수 있는 게 아닌가 공감을 나눴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이에 대해 공감을 했느냐는 질문에 “네, 자세한 것은 또…”라고 답했다.
안 전 대표와 박 시장은 대선과 관련해선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김 특보가 전했다.
안 전 대표와 박 시장이 단독 회동을 한 것은 안 전 대표가 지난해 12월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이후 처음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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