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더위 속 음력으로 중복인 27일은 양력으로는 국가 지정 기념일이기도 하다. 오늘은 1950~1953년 한국전쟁 당시 대한민국 영토 수호를 위해 전쟁에 참여한 유엔(UN) 연합군과 참전용사의 희생을 기리기 위한 ‘유엔군 참전의 날’. 한국사 등 역사 교육이 입시 교육에 밀리며 한국전쟁 발발 연도와 날짜를 모르는 사람들도 늘고 있는 가운데 유엔군 참전의 날은 더욱 생소하기만 하다. 하지만 관련 기록을 찾아보면 미국·영국·프랑스 등 강대국 외에도 자국 경제 사정이 어렵거나 군대의 규모가 크지 않으면서도 한국을 도운 국가도 많다. 유엔참전국의 날을 맞아 잘 알려지지 않은 한국전쟁 참전국들을 알아봤다.
●남미의 관문 콜롬비아에 거북선이?
콜롬비아 카르타헤나의 모형 거북선. 서울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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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카르타헤나의 모형 거북선. 서울신문 DB
한국에서 비행기로 이동 시간만 20시간이 걸리는 남미 대륙의 관문 콜롬비아. 한국인들에게 ‘콜롬비아’하면 커피와 고산지대, 축구 정도를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한국과는 지리적으로나 문화적으로도 거리가 먼 콜롬비아의 항구도시 카르타헤나에는 충무공 이순신의 ‘거북선’ 모형이 있다. 이 거북선 모형은 남미 국가 중 유일한 한국전 참전국인 콜롬비아에 한국 국가보훈처가 2008년 감사의 의미로 기증한 것이다.
콜롬비아는 한국전쟁 발발 직후 유엔의 남한 지원 결의에 동참, 해군 구축함 1척과 지상군 1개 대대를 보냈다. 당시 군인들을 태운 콜롬비아 해군 구축함 ‘파디야 호’가 콜롬비아에서 한반도로 대항해를 시작한 곳이 카르타헤나다. 지원 규모면에서는 크지 않았지만 남미 대륙 유일한 참전국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해군과 육군 전투병력 5100명이 참전해 163명이 전사했다.
●지금은 한국인에게 가장 위험한 혈맹국가 필리핀
필리핀 국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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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국기
해마다 한국인 피살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는 필리핀은 어느새 ‘한국인에게 가장 위험한 국가’로 떠올랐다. 한국전 발발 66년이 지난 지금 필리핀의 경제 규모는 한국의 1/10 수준에 그치며 극심한 빈부격차로 국내 치안 상황도 매우 불안정한 상황이다. 하지만 전쟁 발발 당시 필리핀의 경제 사정은 한국보다는 앞섰으며, 국가기록원과 한국전쟁기념재단 등에 따르면 당시 필리핀의 파병 병력은 7420명으로 미국과 영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지상군을 보냈다. 이 가운데 112명이 전사했다.
●인구 20만, 참전 83명 ‘미니 부대’ 룩셈부르크
룩셈부르크 국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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룩셈부르크 국기
서유럽 국가 룩셈부르크는 가장 작은 규모의 ‘소대’ 병력을 파견했다. 파병 규모는 고작 육군 83명으로, 이는 당시 “참전을 희망하더라도 그 병력은 작전에 기여할 수 있는 최소 1000명은 돼야 한다”던 맥아더 유엔군사령관의 방침에 턱없이 부족했다. 하지만 당시 룩셈부르크의 전체 인구는 20여만 명에 불과해 이 기준을 충족하기 어려웠고, 사전에 벨기에 정부와 협의해 벨기에 대대에 1개 소대 병력을 포함시켜 참전하기로 한 바 있다. 이런 배경으로 룩셈부르크 파병 군인들은 벨기에 대대에 소속돼 전쟁에 참여했고, 참전 규모에 비해 많은 15명이 전사했다.
●한국을 도왔던 극빈국 에티오피아
에티오피아 국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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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국기
아프리카 국가 가운데 주요 구호 대상 국가인 극빈국 에티오피아도 1951년 한반도 전선에 합류에 한국을 도왔다. 앞서 1935년 이탈리아의 침공을 받은 바 있는 에티오피아는 세계평화 유지를 위한 유엔의 집단행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모두 3518명의 지상군 병력이 참전한 에티오피아군은 한국에 도착해 8주간의 적응훈련을 거친 뒤 전장에 투입됐다. 중공군의 공세 방어에 큰 기여를 했지만 이 과정에서 121명이 전사했다.
이 밖에 네덜란드, 그리스, 남아프리카공화국, 뉴질랜드, 태국 등에서도 전투병력을 지원했고 ‘비폭력’의 나라 인도와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이탈리아 등은 의료지원부대를 파견했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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