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의례적 대답”…”신문·방송 안봐” 정치권 거리두기”재단 설립해 북한에 통일씨감자 보급할 것”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정동영 전 의원이 지난 12일 무소속 천정배 의원의 차녀 결혼식에서 조우한 것으로 알려졌다.정 전 의원은 15일 서초동 법원청사와 여의도 한 식당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당시 문 대표가 ‘한 번 만나자고 해서 ‘그럽시다’라고 대답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2011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집회에서 도로를 무단 점거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의 항소심 선고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상경했다.
정 전 의원은 결혼식 당시 천 의원에게 축하인사를 전한 뒤 밖으로 나오던 중 새정치연합 김기식 의원이 “문 대표와도 인사하는 게 좋겠다”고 문 대표를 모시고 와 악수를 한 후 잠시 인사를 나눴다고 한다.
정 전 의원은 새정치연합을 탈당해 4·29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뒤 낙선하자 지난 6월 초부터 고향인 전북 순창에서 칩거하고 있다.
정 전 의원은 문 대표와 만나자는 대화를 주고받은 것에 대해 “의례적인 얘기였다고 생각한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 ‘천정배 신당론’ 등 야권 지형재편 논의가 이뤄지는 와중에 나온 것이어서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정 전 의원은 새정치연합 정세균 상임고문이 제안한 연석회의 참여 가능성 등 정치현안을 묻는 질문에는 “요즘 신문과 방송을 안보고 있다”며 거리를 뒀다.
다만 “오늘 길을 걷고 있는데 어떤 아주머니 한 분이 운전하던 차를 세운 뒤 나를 보면서 ‘새정치연합이 이렇게 하면 되겠냐’고 나무라더라”며 “내가 탈당한 것을 모르고 한 소리였겠지만 요즘 야당에 대한 민심이 이렇구나 하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순창에서 씨감자 농사를 짓고 있다면서 “통일씨감자재단을 설립해 북한의 식량난 해소에 도움을 주는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전 의원은 같은 마을에 있는 고향 후배인 식물생명공학자 김재훈 박사가 개발한 씨감자 종자를 200여평의 밭에 심어 농사를 짓고 있다. 11월 수확 예정이라고 한다.
그는 “북한이 현재 생산방식으로는 평당 3kg의 감자를 생산하는데 이 씨감자 종자를 이용하면 20kg까지 생산할 수 있다고 한다”며 “씨감자 보급이 잘된다면 북한이 식량 부족국가에서 벗어나는 것은 물론 감자 수출국가가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얼마 전 만난 법륜스님도 씨감자 얘기를 듣고 북한 보급에 관심을 보이면서 협력하자고 하더라”면서도 “재단을 만들어 보급사업을 하고 싶은데 이 정권에서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