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숙인 ‘GOP 총기난사’ 임 병장…”진심으로 죄송”

고개숙인 ‘GOP 총기난사’ 임 병장…”진심으로 죄송”

입력 2015-07-21 18:55
업데이트 2015-07-21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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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검찰, 군사법원 2심 결심공판에서도 사형 구형

“깊은 상처를 남겨 드린 것, 진심으로 안타깝고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검은색 뿔테 안경을 낀 하얀 얼굴, 가냘픈 몸에 전투복을 입은 20대 젊은이는 목이 멘 듯 말을 잇지 못했다.

작년 6월 강원도 고성군 22사단 일반전초(GOP)에서 총기 난사로 동료 5명을 살해한 임모(23) 병장이었다.

21일 임 병장에 대한 군사법원 항소심 결심공판이 열린 국방부 고등군사법원 대법정.

피고인 심문 때만 해도 차분한 어조로 답변하던 임 병장은 최후 진술을 할 때는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임 병장이 최후 진술을 하기 직전 군 검찰은 그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임 병장은 지난 2월 3일 1심인 제1군사령부 보통군사법원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상태다.

임 병장은 “(피해자 유족들에게) 어떻게 죄송스러운 마음을 전달할 수 있을지 막막했다”며 “(최후 진술의 글을) 썼다 지웠다, 한마디 하는 데도 너무 많이 고민됐다”고 말했다.

그는 “어떻게 사과한다고 해도 자식을 잃은 고통을…”이라고 말하다가 한동안 고개를 숙인 채 묵묵히 서 있기도 했다.

미리 준비해온 글을 힘겹게 읽어내려간 임 병장은 여러 번 말이 끊겼다. 격한 감정에 몸을 가누기 어려운 듯 두 팔로 책상을 짚거나 몸을 떨기도 했다.

임 병장의 얼굴이 눈물범벅이 되자 보다 못한 법정 서기가 그에게 화장지를 갖다줬다.

총기난사 직후 자살을 시도했던 임 병장은 “(피해자들이) 제 사과를 받을 수 없었기에, (제가) 죽어서라도 사과해야겠다고 다짐했다”며 울먹였다.

그는 “죽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임 병장은 “저는 이제 죽은 사람과 다름없다. 죽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시고 약간이나마 마음의 평안을 얻으시기를 바란다”며 사과를 거듭했다.

임 병장은 차마 유족들과 눈을 마주칠 자신이 없는 듯 방청석으로는 한 번도 얼굴을 돌리지 않았다.

방청석에서도 유족들의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어떤 유족은 깊은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이번 재판에서는 임 병장이 범행을 하기 전에 부대원들로부터 집단 따돌림을 당했는지, 범행 당시 임 병장이 제 정신이었는지가 논점이 됐다.

군 검찰은 임 병장이 막대한 피해를 초래하고도 반성을 제대로 하지 않은 점을 들어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한 반면, 변호인측은 “군은 정말 잘못이 없는가”라고 반문하며 사형 선고는 신중히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임 병장은 지난해 6월 21일 저녁 22사단 GOP에서 동료를 향해 수류탄을 터뜨리고 총기를 난사해 5명을 살해하고 7명에게 부상을 입힌 혐의로 같은 해 8월 구속 기소됐다.

임 병장은 총기 난사 직후 무장 탈영했으며 군 병력에 포위된 상태에서 자신의 소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으나 실패하고 붙잡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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