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을 文 최측근 정태호 지원…다른 비노계 인사들과 대비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잠재적 대권 경쟁자인 문재인 대표를 돕고자 4·29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지원에 발벗고 나서는 등 ‘통큰 행보’를 보이고 있다.다른 비노 진영 수장들이 재보선 지원에 선뜻 나서지 않는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으로, 계파 논리에 갇히지 않는 ‘큰 정치인’의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여기엔 2017년 대권 도전을 위해서라도 지금처럼 문 대표와 사사건건 신경전을 벌이는 구도보다는, 협력할 땐 협력하며 정권교체를 위해 함께하는 ‘선의의 경쟁’ 구도가 낫다는 판단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안 전 대표는 2일 서울 신림역사거리를 방문, 관악을 보선에 출마한 정태호 후보 지원 유세를 벌였다.
안 전 대표가 문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정 후보를 지원한다는 소식에 지지자들의 항의 전화가 이어졌지만 현장 지원을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모임 정동영 전 의원의 관악을 출마로 새정치연합의 재보선 전선에 비상등이 켜진 가운데, 위기에 빠진 문 대표를 위해 비노계 지도자급 인사 중 가장 먼저 ‘구원투수’를 자처한 셈이다.
정 후보를 만난 안 전 대표는 “분위기도 보고 격려도 좀 해 드리려고 왔다”며 “본 선거 기간이 아닌데도 관심이 벌써 집중되고 굉장히 뜨겁다”고 격려했다.
정 후보는 “대표님이 오시니 당원들이 힘을 받는 것 같다”며 “정동영 전 의원의 출마로 새누리당에 어부지리 주는 것 아니냐고 우려해 오히려 (지지층이) 결집하는 효과도 있고 전국적 관심지역이 되다 보니 투표율도 높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신림역 사거리 주변의 가게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정태호 알리기’에 집중했다. 정동영 전 의원에 비해 정 후보의 인지도가 떨어진다는 점을 감안한 전략이다.
안 전 대표를 알아보고 인사하던 지역 주민들은 함께 있는 정 후보를 보고 “이번에 나오셨냐”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일부 시민은 안 전 대표, 정 후보와 함께 사진 촬영도 했다.
30분가량 지원 유세를 펼친 안 전 대표는 떠나기 전 취재진과 만나 “앞으로도 요청하시는 분들은 성심껏 도와드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이 지역의 선거구도가 혼란스러워지고 있는데 당 대표까지 지내시고 말 그대로 국민적 스타이신 분이 오셔서 응원해주시는 건 저에겐 천군만마”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안 전 대표의 재보선 지원 여부를 두고 측근 그룹에선 찬반이 팽팽히 엇갈렸다고 한다.
반대파는 선거 결과가 좋지 않으면 책임을 나눠지는 모양새가 될 수 있는데다 문 대표가 그간 중요 의사 결정에서 비주류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은 점, 선의로 나섰다가 들러리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등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안 전 대표는 계파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고 대의를 좇는 게 정치도의에 맞다는 대승적 판단에서 적극 지원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한 측근은 “통 크게 같이 가면서 기회를 보는 게 맞다. 남이 안되기를 바라면서 기회를 노린다는 것은 정치 지도자로서의 태도가 아니고, 안철수의 이미지와도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