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루비콘강’ 건너자 복잡해지는 새정연 기류

정동영 ‘루비콘강’ 건너자 복잡해지는 새정연 기류

입력 2015-03-31 11:34
업데이트 2015-03-31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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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부 “친정 자살공격” 퍼붓지만 비노·호남인사는 관망박지원 “지금 나서서 할 게 없어”’4·29 이후’까지 염두에 두나

국민모임 정동영 전 의원의 4·29 서울 관악을 보선 출마를 놓고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에서 묘한 온도차가 감지되고 있다.

당 지도부가 정 전 의원의 출마에 “야권 분열”이라며 강한 비판을 쏟아내는 것과는 달리 박지원 의원 등 비노·호남 출신 인사들은 공식 언급을 자제하며 상황을 지켜보는 분위기다.

당 지도부는 31일에도 정 전 의원의 출마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양승조 사무총장은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정치인 정동영의 인지도는 스스로 만든 게 아니라 수십년간 당과 당원이 피와 땀으로 만들어준 것”이라며 “그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친정에 비수를 꽂는 출마에 어느 명분과 실리가 있겠나. 게도 구럭도 다 잃은 출마”라고 맹비난했다.

김경협 수석사무부총장은 “너도 죽고 나도 죽자, 친정집을 향한 자살 공격”이라고 비난했고, 진성준 전략기획위원장은 평화방송 라디오에서 “친정에 칼을 던지고 박근혜 정권에 어부지리를 주는 것이 과연 진보인가”라고 반문했다.

당 지도부가 이처럼 연일 정 전 의원을 향해 비판의 화살을 쏟아붓는 것은 자칫하다간 문재인 대표 체제의 첫 시험대인 이번 재보선에서 4곳 모두 완패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됐기 때문이다.

새정치연합은 애초 승리를 낙관했던 서울 관악을과 광주 서을에 정동영·천정배 전 의원이 뛰어들면서 선거 지형이 꼬여 그 어느 곳보다 힘겨운 싸움을 하게 됐다.

만일 두 지역에서 질 경우 당 지도부가 흔들리는 것은 물론, 국민모임이나 정의당 등 야권 재편을 목표로 진보 신당을 추진중인 세력에 힘이 실려 총선을 앞두고 당내 원심력이 커질 수도 있다.

이에 따라 당내에선 호남 민심에 영향력이 크고 2·8 전당대회 이후 비노 진영의 좌장으로 떠오른 박지원 의원에게 ‘SOS’를 요청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광주 서을뿐 아니라 관악을도 호남 출신 유권자가 야권 지지층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어 사실상 호남 민심이 선거 결과를 판가름하는 곳이다. 하지만 박 의원은 정 전 의원의 출마뿐 아니라 선거에 대한 언급 자체를 자제하며 관망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박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선거 지원을 해달라는 요청이 많다”며 “문 대표도 2주 전쯤 광주에 다녀온 후 전화를 걸어와 지원해달라고 했지만 지금 당장 내가 나설 뭐가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박 의원은 “선거 때만 되면 호남에 손 내밀고, 끝나면 털어버리는 일이 반복되니 근본적으로 신뢰가 쌓이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친노 진영에 대한 호남 민심의 거부감을 대변한 것이다.

당내에선 전당대회 과정과 그 이후 당직 인선에서 생긴 두 사람의 앙금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박 의원이 적극적으로 문 대표를 돕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비노 진영에선 문 대표가 이번 재보선에서 의미있는 성적을 거둘 경우 친노 세력이 총선에서 비노에 불리하게 공천권을 행사할 것이라며 의구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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