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정상, ‘간접 대화’…아베 메시지 주목

한일 정상, ‘간접 대화’…아베 메시지 주목

입력 2014-07-24 00:00
업데이트 2014-07-24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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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개선 의지’ 발신…靑 “좋은 메시지 될 것”

박근혜 대통령이 방한 중인 마스조에 요이치(舛添要一) 일본 도쿄도지사를 25일 접견키로 한 것이 경색된 한일관계 분위기 전환의 계기가 될지 관심이다.

일단 형식은 박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한 일본의 주요 지방자치단체장을 접견하는 방식이지만 내용상으로는 그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특히 자민당 소속의 마스조에 지사는 방한 직전인 지난 17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를 만나 한국 방문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 자리에서 아베 총리는 “한일 관계를 개선하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일본 언론이 보도한 바 있다.

마스조에 지사는 “아베 총리에게서 한국 정부에 대한 메시지도 받았다”고 전했다. 이런 점에서 마스조에 지사가 박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아베 총리의 구체적인 메시지가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도쿄도지사를 사이에 두고 간접적인 메시지 교환을 하는 셈이 될 전망이다.

청와대가 일본 고위 정치인의 박 대통령 예방 요청을 수용한 배경도 관심이다.

박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일본 정계 인사와 만나는 것은 지난해 2월 대통령 취임식 즈음 이래 무려 1년5개월 만이다.

이는 일본 정부의 집단자위권 헌법해석 변경 및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을 인정하고 사죄한 고노담화의 훼손시도 등 잇단 우경화 및 역사왜곡 시도로 인해 경색될 대로 경색된 한일관계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청와대가 마스조에 지사의 예방 요청을 받아들인 것은 양국 관계 개선을 모색해보려는 우리 정부의 기대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24일 “여러 가지를 고민해 만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마스조에 지사가 지난 2007년 1차 아베 정권에서 후생노동상(장관)을 2년간 맡은 점이나 지난 2월 도쿄도지사 선거에서 아베 총리의 지지를 등에 업고 낙승한 점 등으로 미뤄 마스조에 지사와의 접견이 향후 한일 양국 정부 사이의 관계 개선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을 할 수 있다는 기대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접견은 대외적으로도 긍정적인 메시지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그동안 자신들은 한일관계 개선과 대화를 희망하는데 한국이 이를 거부하고 있다는 식으로 대외적으로 자신들의 입장을 홍보해 왔다. 일본 내에서도 한국이 정상회담을 계속 거부하며 너무 강경하게만 나간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나 이번 접견은 앞으로 과거사 문제나 역사퇴행적 ‘도발’이 없을 경우 한국 역시 대화의 문을 언제든 열어 놓고 관계회복의 길로 나설 수 있다는 대일 메시지를 발신한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하지만 한일 과거사와 관련한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이번 접견이 곧바로 양국 관계 복구를 위한 활발한 움직임으로 이어질지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많다.

정부 관계자는 “과거사 이외의 문제에 대해서는 한일 양국이 계속 협력한다는 게 정부 방침이었다”며 “무조건 대화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고 마스조에 같은 사람과는 대화를 한다는 뜻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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