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원 복구본·봉하 유출본·국정원 보관본’ 어떤 차이

‘이지원 복구본·봉하 유출본·국정원 보관본’ 어떤 차이

입력 2013-10-05 00:00
업데이트 2013-10-05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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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실종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4일 당초 삭제됐다가 복구된 ‘이지원 복구본’(청와대 이지원에 탑재됐다가 삭제된 것을 검찰이 복구한 회의록)이 ‘완성본’에 가장 가깝다고 밝히면서 이 복구본과 봉하 유출본, 국정원 보관본 등 3개 회의록의 차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김광수)는 지난 2일 국가기록원 압수수색 결과 봉하 이지원에서 회의록이 삭제된 흔적을 발견, 이를 복구했다고 밝혔다. 봉하 이지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경남 김해 봉하마을 사저로 유출한 것으로 참여정부의 청와대 문서관리 시스템인 이지원을 그대로 복사한 사본이다. 봉하 이지원에도 당시 정부에서 생산한 자료의 수정, 복사, 삭제 기록까지 모두 남아 있다. 검찰은 이 복구본이 청와대 이지원에 탑재됐다가 노 전 대통령 퇴임 전 삭제된 것으로 보고 있다.

봉하 유출본은 봉하 이지원에 남아 있는 회의록으로 국정원 보관본과 동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3개의 회의록은 모두 내용과 분량상 차이가 없는 최종본이자 완성본이다.

그러나 검찰은 ‘초안’으로 알려진 이지원 복구본이 완성본에 더 가깝다며 유출본과 ‘유의미한 차이’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내용은 큰 차이가 없는데 의미상 차이는 있다”고 말했다.

참여정부 측은 ‘완성본을 만들면 초안을 삭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삭제된 회의록이 초안이라고 주장했지만 검찰 발표는 이에 정면으로 맞서는 것이다. 앞서 작성됐던 회의록을 수정할 필요가 있어 의도적으로 1차 완성본을 폐기하고 내용을 수정해 또 다른 완성본을 만들었다는 의미이다.

이 때문에 참여정부가 외부에 알려져서는 안 되는 내용이 있어 이지원에 등재된 회의록을 삭제했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지원 복구본에서는 노 전 대통령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저는’, ‘제가’라고 했던 것을 ‘나는’, ‘내가’로 바꾸는 등 저자세 표현을 수정하고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관련해 일부 삭제된 내용도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봉하 이지원 조사 과정에서 회의록 외에도 국내 정치와 관련된 문건 등 100여건이 삭제된 흔적을 포착했으며 추가로 사라진 자료가 없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이에 대해 이지원 개발에 관여했던 참여정부 관계자들은 “이지원 시스템에 2008년 1월 초기화 기능이 더해졌다”면서 “이명박 정부에 인계할 때 국가기록원으로 넘겨야 할 기록 외의 다른 불필요한 자료들이 초기화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지원은 자료 삭제 기능이 없는 대신 문서를 생산해 계속 수정, 관리할 수 있도록 이 기능을 더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2013-10-05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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